[알쏭語 달쏭思] 관전(觀戰)포인트(Point)와 주안점(主眼點)

입력 2018-03-0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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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식 국회라고 할 수 있는 전국인민대표대회(全國人民代表大會 약칭 ‘全人代’)가 열흘 일정으로 3월 5일 개막했다. 중국의 향후 진로와 습근평(習近平) 주석의 역할과 지위 및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과의 관계 등 여러 가지 문제를 다룰 이 회의 결과가 중국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 끼칠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세계의 눈이 중국의 ‘全人代’에 쏠리고 있다. 우리의 언론들도 깊은 관심을 갖고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언론의 보도내용과 그런 보도를 토대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표제를 보면 적잖이 우려된다. “아울러 시주석의 최측근 왕치산의 국가부주석직 복귀와 강력한 사정 기능을 가진 국가감찰위원회 설립 여부도 이번 전인대에서 눈여겨볼 관전포인트로 꼽힙니다”라는 식의 보도가 있었고, 그런 보도에 대해 “‘강군몽’ 의지 천명…중국 전인대 관전포인트는?”이라는 표제가 붙었기 때문이다.

관전은 ‘觀戰’이라고 쓰며 국어사전은 “전쟁의 실황을 직접 살펴봄”이라는 풀이를 하고, “운동 경기나 바둑의 대국 따위를 구경함”이라는 확장된 뜻풀이를 덧붙이고 있다. 따라서 觀戰은 전쟁의 실황이나 전쟁 못지않게 격렬하게 다투는 운동 경기 혹은 눈에 보이지 않게 벌어지고 있는 암투 등을 지켜본다는 뜻이며, 관전 포인트는 그런 싸움을 지켜볼 때 눈여겨보아야 할 주안점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 ‘觀戰포인트’라는 말을 너무 함부로 사용하고 있다. 유명 스타의 결혼식에 대해서도 ‘세기의 결혼식에 대한 관전 포인트’ 운운하고, 세계적 거장의 음악회나 전시회에 대해서도 ‘이번 음악회(전시회)를 보는 관전 포인트’라는 말을 서슴없이 사용하고 있다. 오용이자 남용이다. ‘주안점(主眼點)’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 성싶다.

중국의 전인대에 대해 자꾸 ‘관전포인트’라는 말을 사용하다가는 자칫 중국을 내적인 암투가 치열한 나라로 인식시킬 우려마저 없지 않다. 삼가야 할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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