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협은행이 지난해 실적 개선에 따라 공적자금 1100억원을 상환할 계획이다. 수협은 공적자금 조기 상환을 위해 지난해 불발된 손비인정법안 통과를 적극 추진하고 안정된 경영 기반 마련을 위해 연내 유상증자도 검토중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 올해 1100억원의 공적자금을 상환할 예정이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당기순익 2536억원(세후 1952억원) 중 1100억원을 수협중앙회 배당 재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수협중앙회는 배당 재원 전액을 공적자금 상환에 쓰게 된다. 이는 9일 열리는 이사회와 27일 주총을 통해 확정된다.
수협은행은 2016년 12월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되면서 IMF 금융위기 당시 수협중앙회 신용부문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갚고 있다.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로 배당을 하고, 수협중앙회가 예금보험공사에 상환하는 구조다. 올해 상환 예정 금액과 지난해 상환 금액 127억원을 제외하면 앞으로 1조 352억원의 공적자금을 더 갚아야 한다.
수협은 공적자금 조기상환을 위해 올해 중점 사업으로 수협공적자금상환촉진법(손비인정법안) 통과를 추진한다. 골자는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에 내는 배당금에 붙는 법인세 24.2%를 감면하는 것이다. 수협은 지난해부터 배당금을 경비로 인정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위해 국회와 논의해왔다. 법 개정 시 수협은 연간 법인세를 300억원 가까이 절감할 수 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내부 TFT를 꾸리는 등 준비를 거쳐 올해 11월 열릴 조세소위에서 정부를 상대로 필요성을 설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협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공적자금을 상환시기를 3~4년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협은행은 연내 1000억원 가량의 증자 계획도 갖고 있다. 공적자금 상환과 동시에 자기자본비율(이하 BIS비율)도 개선해야하기 때문이다. 상환 계획대로 이익잉여금이 전부 공적자금 상환에 활용될 경우 자산증가에 맞춰 BIS비율을 개선하는 것이 쉽지 않다. 당국이 권고한대로 BIS비율을 14%로 맞추기 위해서는 수협중앙회로부터 매년 1000~1500억원의 출자를 받아야 한다.
수협은행은 12월 말 기준으로 BIS비율 14.56%를 유지하고 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수익기반 확보와 공적자금을 안정적으로 상환하기 위해 자본금 증대는 꼭 필요한 부분”이라며 “하반기 BIS비율을 보고 증자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