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인공지능(AI) 시대, 변호사의 정체성 찾기

입력 2018-03-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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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삶과 항상 함께하는 고민 중 하나는 “Who am I?” 즉, 나의 정체성 찾기일 것 같다. 누구나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고민을 하며, 내가 생각하는 나와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나의 차이에 신경 쓰는 한편, 되고 싶은 나의 모습과 되어야 하는 나의 모습 사이에서 방황한다. 이러한 정체성에 대한 고민과 방황 속에서 진정한 나의 모습을 찾아가고 만들어간다. 자신의 정체성 찾기에 있어 큰 축은 내가 사회에서 담당하고 있는 역할 즉 직업이다.

그런데 AI가 인간의 고유 영역으로 여겨지던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대체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직업인으로서의 정체성 찾기에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 분명해졌다. 특히 방대한 법률정보를 빠른 시간에 검토해내는 AI변호사들의 등장으로 법령과 판례에 능통한 전통적인 변호사의 덕목은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변호사의 업무는 크게 자문과 송무로 나뉜다. 자문 변호사는 정확한 법적 분석을 토대로 법적 리스크를 피할 수 있는 최고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며, 송무 변호사는 이미 법적 분쟁이 발생한 상황에서 법원에서 의뢰인을 대리해 싸워주는 역할을 한다. 이처럼 변호사의 업무는 법률 정보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사례 안에서 의뢰인의 이익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최선의 결과(법적 위험의 회피 또는 승소)를 도출하기 위한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다.

법령에 규정되어 있지 않거나 기존에 법원의 판단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재판부나 상대방을 설득할 수도 있어야 하며, 의뢰인의 말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해줄 수 있는 따뜻함 역시 갖추어야 한다. 법률 정보를 융합해 새로운 법논리를 만들어 내는 유연한 사고와 재판부나 의뢰인의 상대방을 설득할 수 있는 언어능력 그리고 의뢰인의 상황과 감정을 이해하고 보듬어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은 AI변호사가 대체 불가능한 영역일 것이다. AI시대에 인간 고유의 역량을 극대화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길임을 잊지 않아야 전문가로서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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