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위협하는 뉴욕, 금융 허브에서 IT 메카로 발돋움

입력 2018-03-0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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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업계 종사자, 지난 10년 간 30% 증가...벤처캐피털 투자 규모도 빠르게 늘어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뉴욕증권거래소. 뉴욕/AP연합뉴스

글로벌 금융 산업의 메카 미국 뉴욕이 실리콘밸리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IT를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들이 뉴욕에서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최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뉴욕 주 뉴욕 시에서 IT 업계 종사자 규모는 지난 10년간 30% 증가했다. 이는 도시 전체 경제성장률의 두 배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작년에 뉴욕에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된 규모는 115억 달러(약 12조4257억 원)였다. 이는 2012년 기록한 26억 달러에서 4배 이상 증가한 규모다. 퍼스트마크캐피털의 베스 페리아 애널리스트는 “뉴욕의 창업 생태계는 진화하고 있으며 진정한 창업 시장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밝혔다.

2014년 뉴욕에서 사업을 시작한 온라인 기반 부동산 중개 서비스 기업 카드레의 라이언 윌리엄스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뉴욕 이외의 지역에서 기업을 시작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시가 월가의 재능있는 인재들은 영입하는 데 좋은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또 “카드레는 골드만삭스로부터 2억5000만 달러의 투자를 받을 수 있었는데 이 역시 지리적 근접성이 영향을 미쳤다”며 “뉴욕에는 모든 사모펀드 업체와 헤지펀드들이 있는 동시에 수많은 얼리어답터와 고객이 있다”고 덧붙였다.

2012년 뉴욕에서 온라인 웨딩 컨설팅 업체 ‘졸라’를 설립한 숀-린 마 CEO도 뉴욕이 창업하기 좋은 도시라고 주장했다. 그는 온라인 명품 쇼핑몰 사이트 ‘길트’에서 신제품 개발일을 하다가 2012년 퇴사해 창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졸라는 4000만 달러 이상의 투자금을 확보해 기업가치가 2억2000만 달러에 달한다. 마 CEO는 자사와 제휴를 맺은 업체들 사무실이 가까운 것이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졸라의 큰 투자 업체 중 하나인 컴캐스트의 건물은 지하철로 10분 거리에 있고, 이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의 메카라는 이점 외에도 뉴욕은 거주하기 좋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최근 실리콘밸리의 집값이 급상승해 주택 부족난이 심화하자 뉴욕이 그 반사이익을 받은 면이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실리콘밸리의 주거 비용은 10% 상승했다. 페레리아 애널리스트와 마 CEO는 “뉴욕은 실리콘밸리보다 여성 기업가가 활동하기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일자리를 구할 수는 있겠지만 캘리포니아 주로 이주하면 삶의 질이 상승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뉴욕에서 IT 산업은 성장 가능성도 크다. IT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의 비율이 전체 직군 중 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매사추세츠 주의 보스턴이 13%를 차지하는 데 비하면 적은 비율이다.

뉴욕시 차원에서도 뉴욕을 IT의 중심지로 만들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빌 드 블라시오 뉴욕 시장은 뉴욕주립대의 졸업생 중 IT 전공생 비율을 2022년까지 지금의 두 배로 늘어날 수 있도록 자금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작년 9월에는 뉴욕 루스벨트섬에 코넬공과대학원(코넬테크)이 문을 열었다. 2010년 당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주도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이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뉴욕에 최고의 기술혁신 허브를 세우겠다며 사비 1억 달러를 들여 IT 전문 캠퍼스를 세우는 데 일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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