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단지 규모로는 서울 최대인 ‘헬리오시티’의 조합장 선거가 내달 실시된다. 하지만 일부 OS(Outsourcing)인력들이 조합장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는 3월 6일에 ‘헬리오시티’의 새 조합장을 뽑는 선거가 실시된다.12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헬리오시티’는 송파구의 가락시영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아파트로 9510가구라는 서울 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현재 7000여명의 조합원이 있으며 새 조합장 자리에는 네 명의 후보가 출마해 있다.
조합인 가락시영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가락시영 조합)의 조합장 자리는 2년째 공석이다. 이곳의 옛 조합장이던 김 모씨가 일부 협력업체 등에 특혜를 제공하고 수억원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데다 이후의 업무를 이어받은 조합장 직무대행 마저 같은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이다. 이같은 과거의 비위 행위들이 시사하듯, 단일 규모로 1만여 가구에 달하는 이 단지의 조합장은 수십에서 수백억 단위의 조합 예산집행 방향을 주도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이처럼 큰 권한이 부여되는 조합장 선출을 앞두고 이곳의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OS요원’들이 본래 역할을 넘어 조합장 선거에까지 개입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아웃소싱(Outsourcing) 요원’을 줄여 부르는 OS요원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원들의 서면결의서를 받아오는 역할을 맡고 있다. 조합원 총회 개최에 필요한 정족수를 채우려면 결의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시공사 선정, 조합설립, 관리처분인가 등에서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OS요원이 동원되지만 가락시영 조합은 내달 총회에서 처리할 4개 안건과 함께 조합장 선거까지 한번에 진행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OS요원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가락시영 조합은 OS요원들이 선거의 투명성을 해치지 않게 교육했으며, 혹여 부정행위가 발견된다해도 조합과 별개로 운영되는 선관위에 제보하도록 조합원들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조합의 한 관계자는 “조합장 투표용지는 OS요원이 받지 않도록 교육하고 조합원들에게도 조합장 투표용지를 꼭 우편을 통해 직접 제출하라고 공지했다”며 “혹시 모를 불상사에 대비해 조합이 동원한 OS요원에게는 신분증을 별도로 배포해 조합원을 만날땐 반드시 신원을 밝히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합원의 상당수는 조합장 선거에 OS요원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달가워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OS요원의 월권 행위가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부 조합원들은 OS요원들이 전화를 걸어 “총회에 직접 오게되면 수고스러울테니 참석을 제고해보라”는 식으로 투표율을 낮추는데 개입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조합에서 운영하는 OS요원 외에도 각 조합장 후보 사무실에서 보낸 것으로 의심되는 OS요원들이 특정 후보 지지를 유도하는 활동을 했다는 목격담도 나오고 있다. 조합 측은 조합 밖에서 별도로 동원된 것으로 의심되는 OS요원들에 대해선 사실상 제재수단이 없다는 입장이다. 별도의 조합 구성원들로 운영되는 가락시영조합장 선거관리위원회 측에서도 OS요원의 지나친 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조합원들의 제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이곳 조합장 선거를 둘러싼 복마전 양상은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