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2000억 달러 유동성 공급 호재가 하루 만에 그치며 미 증시가 하락했다는 소식이 국내 증시를 끌어내렸다.
게다가 오후 들어 중국 상해지수가 긴축정책에 대한 우려로 4000선이 깨졌다는 소식, 유럽의 칼라인 캐피털의 부도설 등이 나돌면서 코스피 지수는 급 하강해 1600선까지 위협받기도 했다.
비단, 오늘의 이런 악재들이 국내 증시에만 머물지 않고 중국, 홍콩, 인도, 일본 등 거의 모든 아시아 지역으로 파급됐다고는 하지만, 시장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해질 수밖에 없었다.
10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가고 있는 외국인에다 계속해서 터져 나오는 미국 경제의 불안감, 그리고 중국의 긴축 등 악재성 재료만 보이는 상황에서 지수의 상승을 예견하는 것은 무리다.
특히 원화가치 급락과 엔화가치 급등 등 환율시장의 변동성 확대도 증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록 다음 주면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추가 금리인하가 더해진다면 당분간 미 증시는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미 금융주들의 실적발표도 기다리고 있어 실적악화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경우 이로 인해 시장은 또다시 휘청될 것으로 보인다.
상당히 지루하고 또한 무척 힘이 드는 지루한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시장 전문가들은 1600선에서 지지력 테스트를 할 것이라는 의견과 아니면 지난 1월말 장중 저점인 1570선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의견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과거 경험상 1600선은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로 밸류에이션상 매우 매력적인 시장이었기에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기도 했다.
따라서 당분간 증시는 1600선 하단에 대한 지지력 테스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주 지루하게.
부국증권 임정현 연구원은 "다음주 FOMC 회의에서의 금리인하 조치로 인해 미 증시는 당분간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실적악화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1분기 어닝시즌에 근접해 갈수록 시장의 하락압력은 재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 연구원은 "공격적인 금리인하와 1500억 달러 규모의 세금환급 등의 경기부양 효과가 하반기에 가시화될 것이고 기저효과에 따라 올 4분기 실적은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며 "1분기 혹은 최장 상반기가 올해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따라서 그는 하반기까지는 상당기간 지루하고 때론 무척 힘이 든 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진우 연구원은 "이번 연준의 2000억 달러의 유동성 공급은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지만,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조치로 금융시장의 불안 여파가 크게 확산이 될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경기를 보는 시각이 추가적으로 개선이 될 여지가 있다"고 봤다.
또한 이 연구원은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이 줄어든 점은 달러화 가치의 하락 속도를 제한할 요인"이라며 "이러한 것이 다시 상품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글로벌 유동성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국 이 연구원은 "큰 흐름으로 보면 여전히 시장은 박스권 흐름의 연장이며 지수 하단에 대한 지지력은 감지되고 있지만 지수 상단에 대한 저항 또한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연준의 이번 조치로 인해 시장의 심리를 안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기업V 이익모멘텀에 대한 개선이 관찰되고 있다는 점에서 상향 조정된 박스권 흐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