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는 최근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100억 달러(약 10조7600억 원)가 넘는 세금을 냈지만 정부는 나와 같은 부자들에게 훨씬 더 많은 세금을 내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이츠는 약 918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부자 감세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지난해 말 세제개편으로 미국의 개인 소득세율은 기존의 최고 39.6%에서 37.0%로 낮아졌다. 이에 대해 게이츠는 “이것은 진보적인 세금 계산서가 아니라 퇴행하는 세금 계산서”라면서 “부유한 사람들은 중산층이나 가난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많은 혜택을 얻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억만장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도 지난해 CNBC와의 인터뷰에서 “감세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산 규모가 약 872억 달러인 버핏은 상속세가 사라지는 데 대해 반대의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미국의 현행 제도가 부자에게 크게 유리하다면서 상속세를 없애는 것은 “끔찍한 실수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불평등하게 시작하는 사회는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게이츠와 버핏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방법을 스스로 마련했다. 두 사람은 2010년 ‘더기빙플레지’라는 기부클럽을 만들었다. 전 세계 억만장자들이 생전이나 사후에 자신의 재산 중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는 운동이다. 게이츠는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전 세계의 교육 개선과 질병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그것이 많은 돈을 가진 사람의 기본 의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과 자녀를 돌보고나면 여분의 재산을 사회에 되돌려주는 게 그것을 활용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