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67) 전 국정원장이 정치에 관여하고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입증하는 '425 지논 파일'과 '시큐리티 파일'을 작성한 의혹을 받는 국정원 전 심리전단 직원 김기동 씨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20일 김 씨를 공직선거법 위반과 국가정보원법상 불법 정치 관여,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김 씨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11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원 전 원장 등과 공모해 선거 및 정치 관여 사이버 활동을 한 혐의를 받는다. 또 2013년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원 전 원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가 국정원의 조직적인 불법 행위가 없었고 425 지논 파일 등을 자신이 작성하지 않았다고 위증한 혐의도 있다.
그러나 검찰은 김 씨가 425 지논 파일 등을 작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원 전 원장의 1·2심 재판에서 검찰은 혐의의 핵심증거로 지논·시큐리티 파일을 내세웠다. 그러나 김씨가 법정에서 파일 작성 사실을 부인하면서 해당 파일은 대법원에서는 증거로 인정되지 않았다. 파기환송심도 대법원 취지대로 두 파일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가) 425 지논 파일이나 다른 부분에 대해서 여전히 예전과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김 씨가 기존 진술을 번복한다면 원 전 원장의 대법원 판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8월부터 김 씨를 불러 조사하기 위해 다섯 차례 출석을 요구했으나 김 씨는 이에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에 김 씨의 체포영장을 한 차례 청구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고 재청구 끝에 지난 1일 김 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검찰은 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이 받아들여 김 씨는 현재 구속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