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이머징마켓 10대 소비트렌드 제시
알제리의 한 대학 강의실, 절반이 여학생이다. 병원에서 회진 도는 레지던트의 둘 중 하나는 여성이다. 법정에서 두 번에 한번 꼴로 여자판사가 판결을 내린다. 회교권인 알제리가 변했다. 여성의 사회활동 참여확대로 이들은 신흥 소비자로 부상하고 있다.
KOTRA(사장 홍기화)는 12일‘2008년 이머징마켓 10대 소비트렌드’를 선정, 발표했다. 최근 고유가·고원자재가에 힘입어 빠른 경제성장을 보이는 이머징마켓에서의 기회를 우리기업에 소개하기 위함이다. 베트남, 남아공, 카자흐스탄 등 20개의 해외 유망 신흥시장에 주재하는 해외무역관이 조사를 담당했다.
우선 전통적으로 주 고객층에 들지 못하던 계층이 소비자 풀로 진입한 것은 가장 큰 특징이다. 남아공 흑인 중산층의 구매력은 백인계층의 77% 수준까지 접근했다. 정부의 흑인경제 육성정책(Black Economy Empowerment)추진에 따른 이들 계층의 지속적인 소득증가는 구매력 상승으로 확대되고 있다.
노트북, 휴대전화가 담긴 가방을 메고 I-Pod를 귀에 꽂은 채 스타벅스를 찾는 젊은이들은 신흥시장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선진국 소비패턴이 빠른 속도로 신흥시장 신 소비계층에 전파되기 때문. 터키서는 MP3와 휴대폰을 편리하게 시용하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포트를 설치한 다목적 매장이 유행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는 ‘Boom del bisturi(성형수술 붐)’이라는 말이 나돈다. 주름과 지방제거 시술 중심으로 성형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어, 자국민 뿐 아니라 미국·스페인·이스라엘인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중남미 국가의 미에 대한 관심 증가로 각종 성형수출이 유행하는 것이 이 지역의 신흥 트렌드로 조사됐다.
이머징마켓에 새 소비계층이 등장하자 이들을 타깃으로 다국적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필립스는 인도인구의 80%가 아직 농촌에 살고 있고 실내에서 조리한다는 점을 착안, 유독가스배출을 90%줄인 실내용 우드스토브를 개발했다.
일본의 Isetan 백화점은 급부상하고 있는 말레이시아의 명품시장을 겨냥했다. 싱가포르 Robinsons와 공동으로 유명브랜드가 입점한 명품백화점 ‘가든 갤러리아’를 개장한 것. 이는 콸라룸푸르 미드 벨리지역에 입지했다.
하지만 몇몇 신흥계층은 소비가 아직 제한적이다. 특히 늘어나는 중동지역 여성 직장인은 마트에서 구입한 인스턴트식품으로 사내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아직 여성에 폐쇄적인 사회분위기가 상당부분 잔재해 있기 때문이다. 남아공의 흑인 중산층도 절대적인 소득이 높지 않아 전반적으로 저사양·중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KOTRA 정호원 통상전략팀장은 “이머징마켓의 신소비자의 구매력이 급상승하고는 있으나 아직은 문화적·경제적인 여건으로 소비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머징마켓 진출을 노리는 우리기업들은 현지여건에 맞는 제품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몇몇 글로벌화된 기업을 제외하고는 우리나라 제품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수준”이라며 “향후 이머징마켓의 핵심 소비층이 될 중상류층을 공략하려면 제품 브랜드 인지도 개선도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