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오랜만에 빨간불이 켜졌다.
전일 미 증시가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과 모건스탠리가 씨티그룹 등 올해 10대 은행들의 실적을 하향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급락했다는 소식이 국내 투자자들의 심리를 위축시켜 국내증시는 하락 출발했다.
하지만, 벤 버냉키 의장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긴급회동을 가진다는 '설'로 인해 투자 심리는 크게 호전돼 오후 들어 지수는 상승 반전했다.
특히 전날 유럽에서는 장끌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미국 달러화에 대한 유로화의 강세가 이어지자 금리인하에 함께 동참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물론 이날의 멘트는 유로화 강세가 유로 지역 수출 기업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지극히 자국중심주의적 관점의 발언이었지만. 지금까지 미국 혼자서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를 안정시키겠다는 형국에서 유럽지역까지 금리인하에 동참해 균형을 맞춘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시그널이었다.
해외에서 일어나는 움직임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국내 증시를 전망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무의미하다. 신용위기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지수 하락이 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바닥이 멀지 않았다고 보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오늘의 지수 상승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게다가 오늘 중국에서 발표된 소비자 물가지수는 예상치를 크게 웃돌아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오는 13일에는 옵션만기일도 기다리고 있다.
여러 변수로 인해 증시가 어디로 튈지 아무 것도 예측하기 힘든 시점이다. 단지 확실한 건 기대감과 불안감이 교차하는 시기라는 점은 분명하다는 점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이선엽 연구원은 "현 장세에 대한 향후 전망도 쉽지 않고 어려운 장세도 지속되고 있지만,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봐서는 안 될 것"이라며 "항상 지수의 상승도 예고 없이 다가올 수 있는 만큼 악재에 대한 해석과 그 외 부분에 대한 관심을 통해 보다 균형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장세를 낙관적으로만 볼 수 있는 상황은 다소 이르지만, 너무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면 한쪽으로 생각이 쏠려 판단을 그르칠 수 있다는 점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미국의 경기지표와 주요 은행들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지표와 실적 예상에 대한 불신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서 밤이 두려운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만큼 국내증시를 비롯한 글로벌증시의 변동성은 여전할 가능성이 커, 시장의 혼전양상도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현대증권 류용석 연구원은 "미 경기 침체 및 신용위기 문제의 재부각 그리고 선물옵션만기 부담 등으로 주중반까지 조정 분위기가 연장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코스피 지수는 1600선 붕괴도 우려되지만 다음주 금리인하 기대로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