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미래세대 오늘 '평화가 시작된 동계올림픽'으로 기록하길”

입력 2018-02-09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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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회식 사전 리셉션…“남북 작은 눈덩이 함께 굴려 평화 눈사람 만들자”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올림픽을 계기로 방한한 정상급 외빈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나는 우리의 미래세대가 오늘을 기억하고 ‘평화가 시작된 동계올림픽’이라고 특별하게 기록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이같이 말하며 “나와 우리 국민은 평창으로 세계가 보내온 우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며 평화의 한반도로 멋지게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제 몇 시간 뒤면 평창의 겨울이 눈부시게 깨어난다”며 “아름다운 개막식과 함께 우정과 평화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여러분 모두가 공정하고 아름다운 경쟁을 보게 될 것이며, 한반도 평화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고 역설했다.

평창 추위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제가 존경하는 한국의 사상가 신영복 선생은, 겨울철 옆 사람의 체온으로 추위를 이겨나가는 것을 정겹게 일컬어 ‘원시적 우정’이라 했다”며 “오늘 세계 각지에서 모인 우리들의 우정이 강원도의 추위 속에서 더욱 굳건해 지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요트경기에서 강풍으로 바다에 빠진 선수를 구하다가 2위에서 22위로 시합을 마친 캐나다의 로렌스 르뮤 선수와 1964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에서 경쟁 상대에게 부품을 빌려준 이탈리아 봅슬레이 팀의 주장 에우제니오 몬티 선수를 거론하며 공정한 올림픽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와 마찬가지로 한국은 지금 공정한 사회를 꿈꾼다”며 “우리는 지난겨울,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위해 촛불을 들었고 이번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공정함에 대해 다시 성찰하게 됐다”고 소감을 나타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는 평창의 눈과 얼음 위에서 위험에 처한 선수를 도운 또 다른 로렌스 르뮤와 경쟁 팀이 자신과 같은 조건에서 시합할 수 있게 도운 또 다른 에우제니오 몬티를 만날 것이라 믿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미래 세대에게 스포츠를 통한 도전과 성취의 즐거움, 공정한 세계에 대한 비전을 보여주는 일은 올림픽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길이기도 하다”며 “나와 우리 국민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아이들의 믿음에 답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약속했다.

북한 참석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은 1991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을 구성해 여자단체전에서 우승했다. 2.7g의 작은 공이 평화의 씨앗이 됐다”며 “오늘 이곳 평창에서는 올림픽 역사상 최초의 남북 단일팀, 여자 아이스하키 팀이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 2.7g의 탁구공이 27년 후 170g의 퍽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은 내일 관동하키센터에서 하나가 될 것이고 남과 북의 선수들이 승리를 위해 서로를 돕는 모습은 세계인의 가슴에 평화의 큰 울림으로 기억될 것이다”며 “여러분을 그 특별한 빙상경기장으로 초대하고 싶다”고 희망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남북의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은 작은 눈덩이를 손에 쥐었다”며 “지금 두 손안의 작은 눈 뭉치를 우리는 함께 굴리고 조심스럽게 굴려 가야 한다. 우리가 함께 마음을 모은다면 눈 뭉치는 점점 더 커져서 평화의 눈사람으로 완성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이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입장하는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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