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인공지능…‘빅스비’·‘클로이’ 묵묵부답

입력 2018-02-0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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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스비가 탑재된 삼성전자 2018년형 무풍에어컨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연결’에 이어 ‘지능’을 더한 가전 빅스비(Bixby)와 클로이(CLOi)를 내놨지만 잦은 오류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빅스비는 2017년 3월29일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8에 탑재된 인공지능(AI) 가상 비서다. 갤럭시S8의 왼쪽 측면 아래에는 빅스비 전용 버튼이 있다. 빅스비는 텍스트와 터치는 물론 음성까지 인식한다. 사용자의 명령을 문맥으로 파악해 정보를 검색하고, 앱(응용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있게 해준다.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가전기기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IoT) 기기와 연동해 AI 플랫폼으로 키워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에 따라 ‘2018년형 무풍에어컨’에 빅스비 기능을 추가했다.

삼성전자는 8일 기자들 앞에서 빅스비를 결합한 2018년형 무풍에어컨을 공개했다. 기존 모델과 달리 음성인식 기능을 강화해 일상적인 대화 방식으로도 에어컨을 구동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관계자가 에어컨을 향해 “하이 빅스비”를 수 차례 외쳤지만 묵묵부답이었다. 사투리로 “너 뭐꼬”라고 불러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응답뿐이었다. 이렇게 다소 민망한 상황이 반복된 끝에 빅스비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하이 빅스비, 나 추워”라고 말하자, 에어컨이 “인공지능 패턴 분석에 맞춰 희망온도를 1도 높일게요”라고 답했다.

회사 측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수가 무선랜에 접속하다 보니 무선랜(WiFi)을 기반으로 빅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네트워크가 연결돼 있어야 빅스비가 가동 되는데, 시연장소가 일반적 사용 환경과는 많이 달라서 오류가 났던 것 같다”면서 “집에서 홈 와이파이를 쓰는 등 일반적 사용 환경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사투리 인식률은 97% 정도”라고 덧붙였다.

앞서 LG전자도 비슷한 상황을 겪은 바 있다. 세계 최대의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18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달 8일(현지시각),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Mandalay Bay) 호텔에서 열린 LG전자의 프레스 컨퍼런스에 등장한 로봇 클로이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전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기자 10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수 차례 질문을 던졌으나 답이 없었다. 이에 데이빗 반더월(David Vanderwaal) LG전자 미국법인 마케팅총괄은 “로봇도 기분이 별로일 때가 있다”, “클로이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며 농담으로 상황을 무마했지만 LG전자 임직원들은 식은 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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