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역전에 자본유출? 외국인 차익거래유인 되레 높아졌다

입력 2018-02-09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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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금리차 보다 스왑레이트 하락폭 더 커, 차익거래유인 11개월만 최고

한국과 미국간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자본이 유출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되레 차익거래(재정거래)를 노린 외국인의 자금유입 메리트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현재 통안채 3개월물에서 라이보(LIBOR) 3개월물을 뺀 내외금리차는 마이너스(-)0.19%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2월7일(-0.01%포인트)부터 역전된 이래 역전폭이 확산하고 있었다.

반면 현물환율과 선물환율간 차이로 금융기관의 외화자금사정과 차익거래 유인을 나타내는 스왑레이트(Swap rate)는 -0.95%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내외금리차에서 스왑레이트를 뺀 차익거래 유인은 0.76%포인트까지 오르며 지난해 2월22일(0.85%포인트) 이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내외금리차만 보면 외국인 자금이 유출되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스왑레이트까지 감안하면 되레 외국인의 자금 유입 가능성은 높아진 셈이다.

통상 스왑레이트 급락은 외화자금 사정에 충격이 가해져 부족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위험자산 가치에도 부정적 신호로 받아드려진다.

다만 최근 급락세는 우선 보험사와 연기금 등을 중심으로 한 해외투자가 늘며 스왑시장에서 달러를 조달하려는 수요가 많아진데 따른 것이다. 또 작년 10월 이후 미국 달러화 약세,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등에 따라 원화가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를 보이면서 비거주자의 차액결제선물환(NDF) 매도가 급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비거주자의 NDF 순매도 규모는 작년 4분기(10~12월) 146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NDF 초과매입 포지션이 있게 되고 이같은 포지션을 조절하기 위해 외화자금시장에서 조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내외금리차와 스왑레이트가 같아야 하지만 수급불일치에 따라 스왑레이트가 급락해 차익거래유인이 커졌다. 이같은 상황은 금리인상이 빨라질 것이라는 미국과 달리 1월 금통위 이후 한국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최근 더 확산하고 있다”며 “규제까지 감안해야겠지만 이같은 상황만 놓고 보면 단기차익을 노린 외국인의 자금유입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은 미 연준(Fed)이 정책금리를 인상해 한미간 정책금리가 역전되더라도 한국은행이 곧바로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성은 없다는 논리의 배경이 되는 셈이다. 실제 허진호 한은 부총재보는 8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관련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미국 통화정책만 보고 금리결정을 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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