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의 원견명찰(遠見明察)] 함께 가는 올림픽의 길

입력 2018-02-0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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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동계올림픽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현대 사회의 특성상, 불가피하게 상업성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우리들 마음속의 올림픽은 세계 평화의 상징이며 인류 축제의 장이다. 특히 30년 전 대한민국은 ‘88 서울 올림픽을 통해 세계 속에 당당하게 자리 잡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필자 개인으로서도 당시 서울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실무자로 근무하면서 넓은 세계를 보는 시야를 키울 수 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소중하다. 더욱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반도의 남북이 단일팀을 구성해 같이 참가한다는 의미가 크다. 평화의 상징이 되기를 기대할 수가 있고, 더 나아가서는 남북이 하나가 되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가슴 부푼 희망도 품어 본다.

오늘날 우리는 세계적인 규모의 산업경제, 인공지능, 우주비행 기술 등 첨단 과학, 민주적인 통치 방식, 널리 보급된 문자해독 능력, 높은 수준의 예술 등 인류 역사상 찾아볼 수 없을 만큼의 진보를 이루어낸 세계에서 살고 있다. 또한 과거의 인류와는 달리 폭력은 꾸준히 감소했고, 인간적인 협력의 범위는 점점 더 확대되어 왔다고 할 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세기에 전쟁과 정치적인 갈등으로 사망한 인구가 2억3000만 명에 달한다는 사실은 아직도 우리가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의미한다. 21세기 오늘날에도 많은 인류가 전쟁의 공포, 극심한 빈곤, 불공정한 제도, 환경오염 등 암울한 여건하에서 살아가고 있다. 전 세계 70억 인구 중 10억여 명, 즉 7명 중 1명은 아직도 전기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면 과거 우리나라의 모습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종교와 가치관, 그리고 역사와 문화가 다른 국가(사회)가 서로 다투고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다다르는 것을 역사를 통해 지켜봐 왔다. 이러한 다툼은 인류가 원래부터 이기적인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의 국가(사회)가 가지고 있는 도덕성의 기준이 다른 국가(사회)의 도덕성과 양립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볼 수가 있다. 이러한 상식적인 도덕의 비극은 중세의 종교전쟁이나 근대의 제국주의 전쟁 과정에서 많은 사례를 찾아볼 수가 있다.

그러나 인류의 역사는 우리와 다른 상대방의 도덕성에 대한 존중과 이해의 확대를 통해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종교의 차이, 문화의 차이, 정치 체제의 차이 등 많은 차이들을 상호 존중하고, 우리뿐만이 아니라 그들과도 함께 가고 있다. 세계화가 된다는 것은 선진화된 세계를 따라가 그들과 같이 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앞서가거나 뒤따라오는 구분이 필요 없이 우리와 다른 사회가 함께 길을 간다는 의미이다. 인류는 자신의 도덕성과 그들의 도덕성을 양립시킴으로써 밝은 미래를 열어 갈 것이다.

주요 국가의 에너지 정책을 보면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공통된 지향점을 발견할 수가 있다. 미국은 셰일오일과 셰일가스를 새로운 주력 에너지원으로 하면서 신재생 에너지를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삼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의 탈원전과 신재생 에너지라는 적극적인 에너지 전환정책과 프랑스의 점진적인 원전 축소를 표명하면서도 현실적인 대안 마련에 치중하는 정책은 대조적이다. 아직도 성장 여력이 많이 필요한 중국의 원전 확대 정책과 후쿠시마(福島)를 경험했음에도 자원 빈국으로서 원전 문제에 신중한 접근을 하고 있는 일본의 모습도 의미심장하다. 모두가 다르지만 공통의 목표, 즉 끊임없이 값싸고, 환경 친화적인 에너지를 안전하게 공급하기 위한 최선의 수단을 찾고 있는 것이다.

88 서울 올림픽을 개최할 때 우리는 올림픽을 통해 대한민국이 세계의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의욕과 패기에 찬 모습이었다.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정신은 오늘날 대한민국 성장의 발판이 되었다. 30년이 지난 2018년 평창 올림픽에 임하면서 우리와 다른 이들을 존중하고 특히 우리보다 어려운 이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그리하여 역사의 물결이 한반도의 평화적인 통일의 흐름으로 넘쳐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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