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전국 아파트 거래 총액은 반토막 났고 가격 양극화는 더욱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거래량보다 거래액의 감소폭이 컸던 것으로 나타나 고가 아파트는 품귀 현상을 빚고 저가 아파트 위주로 매물이 나와 가격 격차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인 리얼투데이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8·2 대책이 발표된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아파트 총 거래액은 48조62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전국에서 102조4296억 원 거래된 것과 비교해 53조8010억 원 줄어든 규모다.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본격화하면서 아파트 총 거래액이 반토막난 셈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책이 발표된 8월부터 12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5만391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인 32만7581건보다 22.5% 줄어든 수준으로 거래 총액의 변화보다는 적은 감소율을 보였다.
서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8월부터 12월까지 13조8257억 원 거래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거래된 30조4055억 원보다 16조5798억 원 줄어들며 54.4% 감소율을 보였다. 거래량에서는 4만3178건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5만8775건)보다 26.5%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규제가 더해지면서 강남 등 핵심 지역의 고가 매물은 쥐고 있고 저가 매물만 처분하는 흐름이 거래액과 거래량 격차를 가져왔다고 분석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규제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비싼 집은 안 팔고 갖고 있으려는 움직임이 강남에서 보이고 있다”며 “거래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윈윈’하는 것인데 시장 거래가 크게 줄면서 사회적 기회비용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가격 따라 공급량에 차이가 발생하며 아파트값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1월 전국 아파트의 3.3㎡당 매매가 5분위 배율은 3.8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5분위 배율은 가격 상위 20%인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를 하위 20% 매매가로 나눈 값이다. 3.8 배율은 3.3㎡ 기준 상위 20% 아파트값이 하위 20%의 3.8배라는 의미다.
서울은 역대 가장 높은 배율인 3.1을 기록했다. 서울의 가격 상위 20% 아파트의 3.3m²당 평균 매매가는 올 1월 1468만 원으로 집계돼 전년 동기보다 19.8% 올랐다. 같은 기간 하위 20%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466만 원으로 6.6% 오르는 데 그쳤다.이신철 기자 camus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