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항소심] 이재용 부회장, 정현호 사단과 스톱된 대형 M&A 재시동

입력 2018-02-0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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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란 기자 photoeran@)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6월 집행유예 4년 선고를 받아 석방되면서 삼성의 멈춰있던 대형 인수합병(M&A)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날 이 부회장이 집유로 풀려나면서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경영 복귀로 사실상 중단됐던 삼성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글로벌 투자와 M&A, 연구개발(R&D) 활동 등에 활기가 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지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실용주의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뛰며 대규모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 등 정보통신기술(ITC) 업계 및 글로벌 자동차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다양한 M&A로 미래 먹거리 사업을 육성해 왔다.

2015년 2월 마그네틱 결제 기술을 보유한 ‘루프페이’를 인수해 삼성페이의 성공을 이끌었고, 2016년 10월에는 인공지능(AI) 플랫폼 개발업체 ‘비브랩스’를 인수해 빅스비를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자동차 전장 장비업체인 하만을 인수한 뒤로부터는 굵직한 M&A가 실종된 상황이었다.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총수 부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지속된 것은 글로벌 IT기업들이 AI, 사물인터넷(loT), 자율주행 등 미래 먹거리에 인수합병 및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은 하만 인수 이후 이렇다 할 조짐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장

특히 실적의 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되면서 미래 먹거리에 대한 고민이 깊었으나, 그간 삼성전자는 총수 부재로 인해 대형 M&A에 대한 결단의 어려움을 호소해왔다. 이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신설된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팀과 함께 글로벌 대형 M&A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사업지원TF에 대해 전자 계열사 간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사업 전략에 관해서만 논의하는 조직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사원지원 TF장을 맡고 있는 정현호 사장은 이 부회장이 미국 하버드대 유학시절 인연을 맺었던 그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정 사장은 이 부회장과 함께 전자 계열사 간 인사 조율은 물론이고 하만 인수와 같은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대형 빅딜에 대한 모색, 반도체 호황기 이후 및 4차 산업혁명기를 대비하기 위한 전략 도출 등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집행유예로 풀려나긴 했으나 대법원 판결까지 가야하는 만큼 대외적인 활동에 제약은 불가피하지만 이 부회장은 당분간 휴식을 취한 채 경영 현안을 살펴본 뒤 경영 정상화에 시동을 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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