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상의 이름은 나름대로 규칙에 따라 붙인다. 맨 앞의 금동(金銅) 두 글자는 불상을 만든 재료를 뜻하고 다음의 미륵보살은 불상의 종류를 말한다. 깨달은 중생의 하나로 다른 사람의 깨달음을 돕는 보살을 미륵보살이라고 하며 반가사유는 반가부좌를 한 상태에서 손을 얼굴에 대고 생각에 잠긴 자세를 일컫는다.
이처럼 불상은 ‘재료+부처의 종류+부처의 형태와 자세’ 순서로 이름을 붙인다. 다시 예를 들자면, ‘철조석가여래좌상(鐵造釋迦如來坐像)’은 ‘철로 만든 석가여래가 앉아 있는 형상’이라는 뜻이다. 일본이 그들의 국보로 떠받들고 있는 광륭사(廣隆寺)의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사용한 재료가 나무이기 때문에 앞에 ‘목조(木造)’라는 말을 붙였고, ‘미륵보살’은 부처의 종류를 말한 것이며, ‘반가사유상’은 부처의 자세를 묘사(描寫)한 말이다.
그런데 재료 앞에 출토된 지역이나 특별히 언급할 만한 부처의 특징 등을 덧붙이는 경우도 있다. ‘연곡리철조석가여래좌상’의 ‘연곡리’는 출토된 지역을 말하고 ‘삼산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에서 ‘삼산(三山)’은 미륵보살이 쓰고 있는 관이 ‘세 개의 산’ 모양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덧붙인 말이다.
이름이 길어서 매우 복잡한 것 같아도 알고 보면 그 안에 재료와 불상의 종류와 자세 등에 대한 설명이 다 들어 있어서 한눈에 불상의 속성을 알아볼 수 있다. 문제는 한자이다. 한자를 알면 이처럼 복잡한 것 같아도 사실은 짧게 요약된 의미를 간파할 수 있는데 한자를 모르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라는 말이 마치 외국어로 들리기도 하고, 심지어는 무슨 암호 문자처럼 들리기도 할 것이다.
어려운 한자를 쉽게 풀어쓰면 된다는 주장에 따르자면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황금(황금도 사실은 한자어이다)과 구리로 만든 미륵보살이 한쪽 다리만 다른 쪽 다리 위에 들어 올리고 앉아서 생각에 잠겨 있는 꼴’이라고 이름 붙여야 할 것이다. 과연 쉬운 이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