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삼킨 호반건설, 급성장 배경은?

입력 2018-02-0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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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호반건설)
지방 건설사에서 건설업계 공룡 중 하나인 대우건설의 새주인 후보가 된 호반건설의 성장 배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달 31일 산업은행은 이사회를 열어 대우건설 지분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호반건설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의 새 주인이 유력한 호반건설은 2017년 시공능력평가순위 13위의 중견건설사로 1989년 사주인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이 28세의 나이에 광주에서 종업원 5명과 자본금 1억 원으로 창업했다. 1996년에는 호반건설의 모체인 현대파이낸스를 설립해 부동산사업뿐 아니라 할부금융사업도 벌였다.

김 회장은 창업 초기 주로 지방임대주택 사업을 위주로 사세를 넓혀가기 시작했는데 다른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었던 IMF 위기때 호반건설의 사세를 전국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IMF 당시 전국 부동산가격이 폭락했는데 김 회장은 다른 건설사들이 사업을 할 여력이 없어 싸게 내놓은 땅을 사들인 뒤 주택분양사업을 벌이며 호반건설을 키우기 시작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을 때도 비교적 싼 값에 토지를 대거 확보했고 건설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때 아파트를 분양하는 전략을 이어갔다.

인근 지역에 다른 건설사들이 건설한 아파트보다 조금씩 낮은 가격에 아파트를 분양해 안정적으로 이익을 냈다.

특히 계열사를 동원해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등 인기지역으로 떠오른 공공택지를 낙찰받는 것에도 능해 ‘공공택지 확보의 귀재’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는 필요한 투자에는 망설이고 빠른 의사결정을 내리는 특유의 기업 문화 역시 성장의 발판이 됐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중론이다.

무엇보다 김 회장은 호반건설을 설립할 때부터 보수적 경영기조를 유지하며 안정적 재무구조를 갖추는 데 주력해온 것이 조 단위가 넘는 기업을 인수하는 발판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스크 관리에도 철저해 회사 설립 초기부터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고 있는데 현금성 자산을 많이 보유해 2015년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가여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종합기술,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 3년간 10곳의 M&A에 참여했다. 이번 대우건설 입찰에서도 금융기관의 차입보증서 없이 계열법인 자금 증빙만으로 1조5000억원을 제출했다.

때문에 호반건설은 지난해 자산총액이 7조원을 넘기면서 대기업 집단에 포함됐으면 재계 서열도 47위에 올랐지만 여전히 부채비율이 20%를 넘지 않는다.

여기에 ‘누적 분양률’ 원칙도 있다. 이미 분양한 단지의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신규분양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같은 배경을 바탕으로 호반건설계열은 지난 해 영업이익만 1조3000억원 현금성자산은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실적을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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