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마지막 FOMC…비둘기-매 세대교체

입력 2018-01-30 09:43수정 2018-01-30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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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신임 의장, 오는 2월 3일 취임

30~31일(현지시간) 열리는 새해 첫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00여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사에서 한 페이지를 마감한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연준 역사상 첫 여성 의장이던 재닛 옐런의 마지막 주재 회의이자 제롬 파월(차기 의장) 시대를 앞두고 비둘기파매파의 세대교체가 이뤄진다. 연준 의장 자리는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다.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 등 금융정책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주목하는 이유다.

연준은 지난달 13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1.25~1.50%로 0.25%P 인상했다. 동시에 올해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 전망과 고용 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어서 연준이 긴축 기조를 완전히 굳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4.1%로 17년 만의 최저 수준을 유지했다. 인플레이션율도 연준의 목표치인 2%에는 못 미치지만,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달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해 1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주도하는 감세 정책과 글로벌 경제 성장 기조가 뒷받침돼 미국 경기는 올해도 호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DS이코노믹스의 아이앤 스윙크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견고한 노동 시장과 높은 임금이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감세가 미치는 영향도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달 대규모 감세가 포함된 세제개편법이 통과된 뒤 많은 기업이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준다고 약속했다”며 “몇몇 업체는 임금 인상까지 공언한 가운데 이것이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금 상승은 소비를 촉진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여기다 달러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그 결과 물가 상승률은 연준이 목표로 한 2%를 넘길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3차례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이보다 긴축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3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확실시하는 분위기다. 동시에 올해 최대 4회 금리 인상이 있을 것이라 점치고 있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차기 의장은 작년에 세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옐런보다 더 바쁘게 한 해를 보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FOMC의 또 다른 의미는 비둘기 시대가 종지부를 찍게 된다는 점이다. 비둘기파들이 대거 자리를 떠난다. 옐런 의장을 비롯해 그의 최측근이던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사의를 밝혀 하반기부터는 FOMC에 참석하지 않는다. 부의장 자리도 지난해 10월 스탠리 피셔가 내놓은 이후 아직 공석이다. 지난달 FOMC에서 금리 인상에 반대표를 던진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와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비둘기파로 분류되는데, 올해 두 사람은 FOMC에서 투표권이 없다.

2월 3일 취임하는 파월 새 의장의 연준에는 매파 성향의 인사가 포진해있다. 작년 11월 트럼프에 의해 연준 이사로 지명돼 이번에 처음 FOMC에 참석하는 랜달 퀄스와 마빈 굿프렌드 이사는 전형적인 매파로 분류된다. 연준 이사 다섯 명 중 두 명이 확실한 매파로 채워지면서 파월의 시대와 동시에 연준이 매파의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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