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억 규모 인수, 중국 승인만 남은 상황
유럽연합(EU)이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의 네덜란드 자동차 전문기업 NXP의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퀄컴의 자율주행자 시장 진출에 신호탄이 쏘아진 셈이라고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EU 경쟁 당국은 이날 퀄컴과 NXP의 인수·합병(M&A)을 두고 조건부로 승인한다고 발표했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거래에 대해 퀄컴이 우려 사항을 보완하기로 약속하면서 경쟁과 관련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결론 내렸다”고 밝혔다. 이번 M&A 계약은 380억 달러(약 41조 원) 규모로 반도체 업체 사상 최대다.
앞서 퀄컴은 벨기에와 한국의 당국으로부터도 승인을 받았다. 여기에 EU 당국의 승인도 받아 이제 남은 나라는 중국뿐이다. 중국으로부터도 인수합병 승인을 곧 받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퀄컴이 자율주행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퀄컴의 스티브 몰렌코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발표에 대해 “만족스럽다”며 “중국이 신속하게 허가를 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EU가 요청한 세 가지 조건들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경쟁사나 구매자가 요청할 경우 인증기술(MIFARE)에 대한 라이선스 제공을 거절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MIFARE는 대중교통 승차와 출입 관리 등에 사용되는 기술이다. 또 8년 동안 결합회사 제품과 경쟁사 제품 간 상호호환성을 같은 수준으로 MIFARE 라이선스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퀄컴은 NXP의 NFC 비표준 필수특허 중 일부뿐 아니라 표준필수특허를 제3 자에게 매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