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리모델링 ‘대치2단지’...재건축 주장 소유주들 “검토라도 해보자”

입력 2018-01-17 10:00수정 2018-01-17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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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추진 반대 소유주들 “재건축이 사업성 더 낫다” 내달 주민설명회 개최

▲16일 개포동 대치2단지에 리모델링 조합과 재건축 추진을 주장하는 소유주로 구성된 ‘대치2단지 내재산지킴이’가 각자의 입장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개포동 대치2단치 아파트에 현수막 전쟁이 벌어졌다. 지난해 말부터 순풍을 맞은 리모델링 사업 대신 지금이라도 사업성이 좋은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자는 아파트 소유주들이 나서면서다.

국내 최대 규모 리모델링 사업지인 대치2단지는 1992년 준공된 아파트로 2022년이면 재건축 연한 30년 조건을 만족하게 된다.

16일 찾은 대치2단지에는 리모델링 조합과 재건축 추진을 주장하는 소유주로 구성된 ‘대치2단지 내재산지킴이’가 각자의 입장을 담은 현수막을 내걸며 맞서고 있었다.

총 1753가구가 거주 중인 이 단지는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2105가구로 늘어날 계획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27일 대치2단지 리모델링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을 원안 가결하면서 건폐율 40% 이하, 용적률 300% 이하, 높이 18층 이하로 리모델링이 가능해졌다.

내재산지킴이는 대치2단지 소유주들에게 리모델링과 재건축 중 어느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지 다시 한번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흐름인 데다 리모델링은 재건축과 비교해 사업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내재산지킴이의 한 관계자는 “재건축 시 예상되는 용적률은 250~270% 정도인데 리모델링 시 용적률 289%와 큰 차이가 없어 재건축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소유주의 의견 수렴을 위한 설문 실시는 내재산지킴이가 당면한 과제다. 전체의 70% 내외인 실제 거주하지 않는 소유주들의 연락처는 알 수 없으므로 대표인 조 씨는 조합에 조합원의 연락처와 주소 등의 정보 공개를 청구한 상태다.

조 씨는 “주택 소유자들이 리모델링과 재건축 중 어느 방향을 정말로 선택하고 싶은지 알고 싶은 것”이라며 “사업성이 낮은 리모델링의 대안으로 재건축 추진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재산지킴이는 2월에 리모델링 재검토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열 예정이다.

조합은 조 씨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조합원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동의 없이 제공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조합은 지난해 12월 조합원에게 배포한 소식지를 통해 개인정보를 제공하려는 조합원에 한해 동의서를 받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전체 조합원 1354명 중 3명이 동의서를 보내와 이들의 정보를 조 씨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조합은 2015년에 재건축 사업성에 대해 이미 검토했고 리모델링이 조합원에게 훨씬 더 낫다는 결론에 이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2016년에 이미 안전진단 B등급을 받았고 준공 30년 차에 접어드는 2022년이 돼도 안전진단 D등급을 받긴 어렵다고 주장한다. 1988년 이후 지어진 아파트는 내진설계가 적용됐기 때문에 커다란 결함이 없는 한 안전진단을 더 낮게 받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한 재건축할 경우 개포동 12번지에 함께 속한 SH대치1단지, 삼익대청 등 아파트 및 여러 개인이 단지 내 상가, 교회, 유치원 등의 대지지분을 가지고 있어 이를 분할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막대하게 든다고 주장했다.

전학수 대치2단지 리모델링 조합장은 “2015년 재건축 시행을 검토했을 때 대치2단지의 여러 특성상 지금의 리모델링 사업안처럼 평수를 늘리면 오히려 지금보다 200가구가 줄어드는 상황이었다”며 “8~9월 건축심의 때 감정 평가가 이뤄지는데 그 결과를 보면 반대 측도 수용할 만한 내용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치2단지는 지난 한 해 아파트값이 1억 원 이상 올랐다. 지난해 2월 전용면적 49㎡가 7억 원에 팔렸던 것이 11월 말 8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1억5000만 원 웃돈이 붙은 셈이다. 나머지 평형인 전용면적 39㎡와 33㎡도 지난해 초에서 말까지 실거래가 기준 1억 원 이상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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