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2018년 제네릭 시장 기상도.."흐리고 대기질 나쁨"

입력 2018-01-16 08:18수정 2018-01-16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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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0개 품목 특허만료 예고..But 제약사들, 대형 신규 제네릭 시장 많지 않아 고심 가중

국내제약사들이 새로운 수익원(캐시카우) 발굴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시장 진입이 예고된 굵직한 복제약(제네릭) 시장이 많지 않아서다. 기존에 개방된 제네릭 시장에도 이미 과당경쟁을 펼치고 있어 신규 진출 영역을 찾기 힘든 분위기다. 다국적제약사의 신약 공동 판매와 국내 미발매 신약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는 실정이다.

1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특허목록집에 따르면 올해 특허 존속기간 만료가 예정된 의약품은 50개 품목이다. 용량별로 보면 총 93종의 특허가 올해 만료된다.

특허만료 의약품의 세부내용을 보면 특발성파킨슨증치료제 ‘미라펙스’와 같이 또 다른 특허가 남아있는 제품을 제외하면 제네릭 업체들에게 매력이 큰 시장은 많지 않아 보인다.

특허만료 의약품 대다수가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을뿐더러 이미 국내업체들의 적극적인 특허전략으로 이미 제네릭이 발매된 시장도 많다.

▲2018년 특허존속기간 만료 의약품(자료: 식품의약품안전처)

예를 들어 오는 11월 특허가 만료되는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는 연간 1500억원 규모의 대형 시장을 형성하고 있지만 지난해 일부 제약사들이 특허를 회피한 제품을 내놓은 상태다. 종근당,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대웅제약, JW중외제약, 동국제약 등 19개사는 지난해 말 비리어드의 부속 성분인 ‘염’을 변경한 제네릭을 발매했다. ‘염’ 성분은 유효성분의 안정성과 용해도를 높여주는 성분이다.

▲길리어드 B형간염치료제 '비리어드'
비리어드의 전체 특허가 만료되기를 기다리는 업체들은 19개 업체보다 뒤늦게 시장에 진출하게 돼 기대할 수 있는 매출이 크지 않은 셈이다.

항궤양제 ‘넥시움’, 보툴리눔독소제제 ‘보톡스’, 항우울제 ‘심발타’, 치매치료제 ‘아리셉트에비스’ 등도 이미 다수의 제네릭 제품이 특허를 회피해 시장에 포진해있다.

발기부전치료제 ‘레비트라’의 경우 올해 특허 만료가 예정됐지만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유사 약물들의 제네릭 제품들에 밀려 연 매출은 10억원에도 못 미친다. 제약사들이 제네릭을 내놓기에는 매력이 떨어지는 시장이다. 항생제 ‘팩티브’도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경쟁 약물이 많아 제네릭 발매를 시도하는 업체가 등장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천식치료제 ‘심비코트’, 진통제 ‘비모보’, 항암제 ‘아바스틴’, 황반변성치료제 ‘루센티스’ 등은 연간 100억원 이상의 대형 시장을 형성 중이지만 제네릭 개발이 쉽지 않은 영역으로 꼽힌다.

심비코트는 흡입기 개발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아바스틴과 루센티스는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후발의약품(바이오시밀러) 개발이 까다로운 영역이다. 2개의 성분(에스오메프라졸+나프록센)으로 구성된 ‘비모보’의 경우 제제 개발이 어렵다는 이유로 허가받은 제네릭이 없다. 더구나 이미 한미약품(낙소졸)과 종근당(낙센에스)이 자체 개발 제품으로 이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골다공증치료제 ‘비비안트’, 진해거담제 ‘애니코프’. 안구건조증치료제 ‘디쿠아스’ 등의 시장에 신규 제네릭 제품 발매가 예상되지만 시장 규모가 100억원에 못 미쳐 제네릭 발매 업체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10월 특허가 만료된 다발골수종치료제 ‘레블리미드’와 올해 말 염 변경 제네릭 출시가 예고된 금연치료제 ‘챔픽스’의 제네릭 시장이 올해 주목할만한 제네릭 시장으로 관측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에 특허가 만료된 제네릭 시장에라도 후발주자로 뒤늦게 진입하려는 제약사들도 눈에 띈다. 하지만 대형 제네릭 시장은 대부분 이미 과당경쟁이 펼쳐지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

2016년 말 제네릭 시장이 열린 고혈압복합제 ‘트윈스타’의 경우 무려 70여개사가 제네릭을 발매하고 혈전을 치르고 있다. 지난해 특허가 만료된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는 37개의 제네릭이 등장했다.

결국 다국적제약사의 신약 판권을 따내려는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이미 국내에서 매출 규모 상위 의약품은 다국적제약사들이 국내업체와 공동 판매를 진행 중이고, 국내 업체간 판권 확보 경쟁으로 판매 파트너가 변경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해외에서 판매 중이지만 국내에 발매되지 않은 의약품을 발굴하려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찾기 힘들뿐더러 국내 도입 이후 임상시험 비용 대비 높은 약가를 받을 수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에 부딪히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의약품의 특허 만료 사례가 많지 않고,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특허 전략과 과당경쟁으로 신규 제네릭 시장에서 캐시카우를 확보하기는 어려운 시기다”라면서 “신약 개발 재원 확보를 목표로 제네릭 뿐만 아니라 화장품, 의료기기 등 새로운 영역을 두드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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