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친기업 정책…프랑스 기업 자신감도 쑥쑥

입력 2018-01-09 09:12수정 2018-01-09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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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기업, M&A 규모 10년 만에 최고 수준...유럽 대표 리더로 영향력 과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중국 시안의 당나라 시대 황궁인 대명궁에서 연설하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3일 일정으로 이날 중국을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은 고대 실크로드의 시발점인 시안에서 진시황 병마용과 대안탑, 대명궁을 둘러보고 시진핑 주석이 주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참여에 관심을 나타냈다. 다만 마크롱은 “일대일로는 속국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헤게모니의 길이 될 수는 없다”며 중국 중심의 새 국제 질서에 선을 그었다. 시안/AFP연합뉴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친기업 정책이 프랑스 경제에 훈풍을 불어 넣고 있다.

작년 5월 정치 신예로 돌풍을 몰고 왔던 마크롱 대통령은 당선 이후 즉각 경제 개혁에 칼을 뽑아들었다. 노동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내건 마크롱은 노동 유연성 확대를 위한 노동법 개정을 추진했다. 해고의 자유만 높아진다는 노동계의 반발에도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방책이라며 마크롱은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 마크롱 행정부의 친기업 노선은 1년도 안 돼 그 성과를 드러내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평가했다.

지난해 프랑스 기업과 관련한 인수·합병(M&A) 규모는 10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금융시장 정보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프랑스 기업들의 작년 M&A 규모는 2091억 유로(약 267조2465억 원)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이후 최대 규모다. M&A 건수는 2016년 2566건에서 2017년 2393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골드만삭스의 질베르토 포치 M&A 부문 책임자는 “현재 최고경영자(CEO)들의 낙관론과 경제 호조로 프랑스 상장기업은 건실함을 과시하고 있다”며 “프랑스 M&A 시장의 양호한 흐름은 향후 몇 년간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프랑스 기업을 팔려는 수요보다 사들이려는 수요가 더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는 작년 한 해 동안 기대 이상으로 성장하며 강한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달 시장조사 및 분석 전문기관인 IHS마르키트가 발표한 유로존의 PMI(구매관리자지수)는 58.1로 11월보다 0.6포인트 올랐다. 동시에 유로존의 작년 한 해 PMI 평균은 56.4로 2006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프랑스 경제를 둘러싼 낙관론이 이러한 유로존 경제 회복에 이바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마크롱 대통령은 작년 5월 당선 이후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고 공공 부문 일자리 삭감, 부자 감세 등 정책을 펴며 개혁을 단행했다. 마크롱 행정부는 현재 민영화의 일환으로 공기업 81개사의 지분을 팔아 벤처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 100억 유로를 조성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마크롱의 개혁은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마크롱은 올해 신년 연설에서 “프랑스에 심대한 변화가 일 것”이라며 개혁 의지를 내비쳤다. 투자자문업체 자오이의 야엘 자오이 공동 설립자는 “마크롱 대통령이 안정적인 친기업 정책을 통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불어넣고 있다”며 “몇 년 안에 프랑스의 기업 환경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마크롱 대통령은 8일부터 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했다. 경제 사절단 50여 명을 이끌고 방중한 마크롱 대통령은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데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툴루즈에 본사를 둔 항공기 제조업체 에어버스는 이번 마크롱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를 바라고 있다. 에어버스는 중국에 여객기 100대를 판매하는 계약을 진행 중이다.

마크롱의 방중은 서방의 여타 나라들이 혼란을 겪는 시기와 맞물려 프랑스와 중국 간 협력 의지에 더 힘을 보탤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베이징의 표정: 새로운 중국을 이해하는 방법’이라는 책을 쓴 데이비드 바버레즈는 “마크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외교면에서 불안정한 틈을 타 프랑스를 넘어 유럽과 중국 간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마크롱은 단순히 프랑스 대통령으로서가 아니라 유럽을 대표하는 리더로서 중국과 관계를 다져야 한다”며 “이탈리아의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팽배하고, 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혼란스럽고, 독일이 연정 협상을 완수하지 못한 이때 마크롱이 중국을 방문한 것은 프랑스로서는 기회”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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