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통상 중부 지역에서 시작되던 것과 달리 남부지역에서 먼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올겨울 야생조류의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전년과 달리 순천, 제주 등 남부 지역에서 먼저 나타났고 한 달 뒤 천안, 용인 등 중부에서 검출되기 시작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3일 순천, 제주 등 남부지역에서 검출되기 시작한 AI 바이러스는 한 달 후인 12월 13일부터 용인, 천안, 안성 등 중부지역에 나타났다.
AI 바이러스는 겨울 철새가 남하하는 경로를 따라 검출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중부지역에서 먼저 검출된다. 이와 달리 올겨울 AI 바이러스가 남부지역에서 처음 검출된 배경은 고방오리, 홍머리오리 등 장거리 이동 철새들이 북극해에서 홍콩, 중국 남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남해안, 제주도 등 남부 지역을 경유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올겨울 AI 바이러스는 유전자형은 같지만 유전적 계통이 다른 두 종류의 H5N6형이 11월부터 동시에 유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화 국립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올겨울 고병원성 AI 바이러스 검출 경향이 예년과 달라 철새의 이동 경로 등을 면밀하게 추적·분석하고 있다"며 "겨울 철새가 북상하기 시작하는 2월부터 저수지, 습지 등 철새 서식지 주변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확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예찰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