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군산 도시재생 지역 가보니…‘도란도란우체통거리’로 뭉친 주민 단합 ‘눈길’

입력 2017-12-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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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명의 주민이 카톡방을 만들어 당번을 정해 길거리를 청소하는 등 주민들 스스로 나서고 있습니다.”

영하의 한파가 전국을 강타한 지난 27일, 군산의 도시재생선도지역(월멸동 일원), 뉴딜사업지(신영동 일원)를 찾았다. 오후 2시가 지나면 바람이 많이 부는 기후 탓에 길거리에 사람은 드물었지만 아기자기한 카페, 조각상, 공예품 판매점 등이 눈길을 끌었다.

군산은 지난 2014년 도시재생선도지역으로 선정됐다. 대상 지역은 월명동, 해신동, 중앙동 일원으로, 면적은 46만6000㎡다. 여기에 중앙동에 위치한 째보선창 삼거리를 포함한 수협창고 및 폐철로 부지, 신영시장 주변이 뉴딜사업으로 선정됐다.

도시재생선도지역에서 이룬 성과를 뉴딜사업지역까지 이어가겠다는 게 군산시의 계획이다. 진포해양테마공원을 방문한 관광객들이 신영시장, 공설시장까지 찾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도란도란우체통거리' 모습. 이색적인 이미지와 색을 입은 우체통이 인상적이다. 서지희 기자 jhsseo@
이날 도시재생선도지역에서 가장 눈길을 끈 곳은 우체국 문화거리인 ‘도라도란우체통거리’였다. 우체통거리는 폐우체통에 그림을 그려 이색 분위기를 연출한 곳이다. 상점 앞에, 길거리 곳곳에 신사, 무지개색 등 독특한 그림과 색을 입은 우체통이 설치돼 있었다.

이곳 주민들은 스스로 뜻을 모아 ‘경관협정’을 꾸렸다. 경관협정은 지역주민이 자발적으로 동네 경관을 관리하기 위해 방안과 행동규칙을 정해 이행을 약속하는 제도다.

이 지역 주민들은 작년에 경관협정을 맺고 이행한 결과 주민공모사업으로 선정돼 시의 예산을 지원받았다. 경관협정운영회 회의도 이 거리에 위치한 ‘커피콩콩’에서 이뤄진다. 영업시간이 아닌 시간에 기꺼이 회의 장소로 가게를 내준 것이다. 우체통거리는 내년에 카페거리 변신을 꾀하고 있다.

김기은 군산시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 팀장은 “우체통거리에 있는 40여 세대가 경관협정 체결에 참여했다”며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공동체 형성이 우수하게 잘 돼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시장' 내부 모습. 영화시장은 빈 점포 리모델링 지원 및 임대 활성화를 통한 시장 관광 활성화를 추진 중이다. 서지희 기자 jhsseo@
우체통거리 이외에 건물주, 세입자가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형태의 상점 운영도 눈길을 끌었다.

영화시장은 현지 상인들의 공간에 청년창업가들이 자리 잡았다. 영화시장은 분식점, 야채·생선가게 등 33개소가 위치해 있다. 이 가운데 빈점포 14개소에서 창업할 청년창업가 8명(77명 지원)이 선정됐다. 식품·음료 분야에서 6명, 공예분야에서 2명이 각각 선정됐다.

군산시 관계자는 “건물주에게는 적정수익 임대료를 보장해주고, 청년창업가에게는 임대료를 많이 올리지 않도록 구성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북군산공예협동조합 ‘소풍’도 이와 비슷한 형태다. 주민 스스로 구성한 자생조직인 협동조합이 도시재생지원센터, 건물주와 협약을 체결해 저렴한 임대료로 시민문화체험공간을 조성했다.

군산은 도시재생선도지역을 통해 관광객 500만 명 달성을 목표로 두고 있다. 김관영 의원(국민의당 사무총장)은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가 문을 닫고, 한국 GM의 군산 공장 가동률이 약 25% 수준으로 대기업이 힘들어지니깐 하청업체와 연관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 군산이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관광과 도시재생으로 활력을 얻고, (도시재생사업이)군산에 단비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째보선창 수변가로' 모습. 쾌적한 수변로 조성, 지역대학과 연계한 소형선박 산업육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지희 기자 jhsseo@
▲'폐철로' 모습. 폐철로 및 유휴부지 공원화를 통한 도심으로의 접근성 제고 및 전통상가 연계 활성화 기반 구축을 계획 중이다. 서지희 기자 jhsseo@
군산의 뉴딜사업은 째보선창, 수협창고, 폐철로, 신영시장 등을 중심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이날 찾은 째보선창, 폐철로는 선박 관련 수리소가 군데군데 운영되고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인적이 드물었다. 폐철로는 철근 등 공사자재들이 뒤엉켜 쌓여 있어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폐철로는 철도시설공단 소유지만 현재 군산시에 무상임대한 상태다. 군산시 관계자는 “도시재생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면 공사 소음 등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돼 폐철로 개선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도시재생사업으로 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근 군산시 건설교통국장은 “뉴딜사업의 4대 목표는 지역경제활성화, 지역정체성강화, 주체별 역량강화, 도시경쟁력 회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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