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K아이캉병원, 경영 위기와 중국 정부 단속 등으로 철수 임박
SK그룹은 미국, 중국 등 글로벌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고 있지 않지만 그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해 글로벌 사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연초부터 중국 병원 사업의 철수 위기 소식이 전해지면서 '차이나 드림'을 꿈꾸고 있는 그룹 이미지에 흠집을 내고 있다.
28일 중국 현지 소식통과 SK그룹에 따르면 SK아이캉병원은 SK측과 전문병원들의 마찰에 따른 경영 악화와 중국 정부의 지나친 단속으로 인해 운영상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실상 병원 철수 단계에 이르렀다.
SK아이캉병원은 SK그룹이 지난 2004년 SK차이나를 통해 중국 위생부 국제교류합작센터와 한국 전문병원들을 컨소시엄으로 참여시켜 설립한 종합병원으로 당시 한인들은 물론 중국인들에게도 집중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SK아이캉병원은 설립 초기부터 SK측과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전문병원측이 병원 운영을 두고 갈등을 겪으면서 위기가 예고됐었다.
SK아이캉병원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5개 전문병원들은 SK그룹이 SK차이나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SK아이캉병원의 지분 60.4%을 50% 이하로 낮춰 중국 자본을 통한 병원 추가 설립을 추진하려고 했으며, 병원장도 SK측 인사가 아닌 전문 경영인 선임을 주장해왔다.
반면, SK측은 전문병원측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병원 운영보다는 중국 내에서 SK그룹의 홍보ㆍ마케팅에만 치중해 전문병원측과 마찰을 빚었으며, 개원 초기부터 SK측에 불만을 품은 한국인 의료진들이 일부 철수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7월 중국 북경에서 발생한 주중한국대사관 황정일 공사의 사망 사건은 SK아이캉병원의 철수 분위기에 불을 붙였다.
지난해 7월 한국대사관 황 공사가 중국내 외국계 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중 갑자기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황 공사의 사망 사건에 대해 한국 언론이 비중 있게 보도하자 중국 정부는 중국 북경 현지에 있는 한국을 포함한 외국계 병원에 대한 불법 의약품 거래, 세관신고 등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였다.
이후 SK아이캉병원은 진료과목이 대폭 축소됐고, 한국인 의료진들도 대거 철수했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는 SK아이캉병원이 중국 정부의 단속 과정에서 성형외과, 피부과 등 일부 진료과목에서 불법 의약품 사용이나 불법 영업 등이 드러나 해당 진료과목을 철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현지 한 소식통은 "SK아이캉병원이 중국 정부의 보복성 집중 단속에 걸려 경영 악화와 함께 이중고를 겪었다"며 "SK아이캉병원이 중국 정부 단속에서 불법 행위가 적발됐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진료과목이 대폭 축소되고, 의료진들이 빠져나가는 등 사실상 철수 단계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SK그룹 관계자는 “SK아이캉병원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현재 내과, 산부인과 등은 계속 운영되고 있으며, 경영 개선을 위해 다각적인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