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삼성 ‘바이오시밀러 빅2’ 구도에 LG화학 추격…녹십자·대웅도 본격 노크
제약·바이오업계의 내년 핫스타는 단연 ‘바이오시밀러’가 될 전망이다. 면역질환치료제인‘휴미라’와 대장암 표적치료제 ‘아바스탄’, 관절염치료제 ‘레미케이드’ 등 한 해 수조원 이상 팔리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대거 풀리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도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해 첫 바이오시밀러(퍼스트무버)를 개발하기 위한 양보 없는 경쟁에 이미 가세했다.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 36개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개발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계에선 2012년 자가면역질환치료제 ‘램시마’로 첫 허가를 받은 셀트리온이 매출 1위에 올라 있는 가운데 삼성바이오에피스(허가제품 4개)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여기에 LG화학, 슈넬생명과학, 대웅제약, 동아쏘시오, 종근당, 펜젠 등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가세하며 2세대로 진입한 상태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 후 약효, 안전성, 구조 등을 흡사하게 만들어 오리지널과 동등한 효능을 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신약 개발 대비 비용과 시간 절감 효과가 크다. 가격도 약 30~70% 수준으로 낮출 수 있어 비급여를 급여화해 건강보험 보장성을 끌어올리는 이른바 ‘문재인 케어’ 정책과 맞물려 바이오시밀러의 사용량은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한꺼번에 풀리는 내년은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폭발적 성장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의약품 교체에 보수적인 의사들에게 시장 선점 효과가 가장 중요한 시장 변수인 만큼 국내 제약·바이오업체들은 내년 중 특허만료와 동시에 첫 바이오시밀러를 내놓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후발제품일지라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선 빠른 출시가 절대적이다. 한편에서는 해외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국내에 가장 먼저 들여오기 위한 움직임도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합성의약품 복제약과 달리 오리지널과 동등한 효과를 가진 세포주 개발과 대량 배양, 정제, 임상시험 등에 기술과 시간, 비용이 많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지만 한번 시장 문턱을 넘으면 성장성은 훨씬 유망하다”면서 “그런 만큼 누가 먼저 출시해 전략적인 마케팅에 나서느냐가 시장을 선점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LG화학은 생명과학사업부가 개발한 류마티스 관절염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LB3C0101’에 대해 내년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일본 후생성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국적제약사 암젠이 개발해 화이자가 판권을 보유하고 있는 엔브렐은 지난해 매출만 93억 달러에 이를 정도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품목허가를 받으면 삼성바이오에피스 브렌시스에 이어 두 번째 품목 허가를 받는 국산 엔브렐 바이오시밀러를 보유하게 돼 LG화학이 셀트리온, 바이오에피스와 함께 바이오시밀러 시장 3강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 1인 셀트리온은 내년이 주력 항체 바이오시밀러 3종인 ‘램시마’·‘트룩시마’·‘허쥬마’ 모두 유럽 시장에 진출하는 의미 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7조 원 매출의 로슈의 유방암치료제 ‘허셉틴’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가 최근 유럽의약품청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로부터 허가승인 권고를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허가승인 권고를 받으면 2~3개월 내 판매 허가승인이 이뤄지는 만큼 2018년 상반기에 론칭이 확실시된다”고 전했다.
역시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인 ‘SB3’를 개발 중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최근 이 제품에 대해 미국 허가를 신청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또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SB5’에 대해서도 올해 8월 식약처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EC)로부터 최종 판매 허가를 획득, 두번째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로서 내년 선점 효과를 기대 중이다.
대웅제약도 내년 바이오시밀러 판매 시장에 본격 뛰어든다.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제품명:삼페넷)의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 현재 건강보험 급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동시에 대웅제약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시장을 리드하는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위한 임상 1상도 진행 중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인도 바이오콘과 코프로모션 계약으로 국내 판권을 따낸 당뇨치료제 ‘란투스’ 바이오시밀러로 국내 시장을 노크한다. 2015년 5월 유럽특허가 만료된 란투스는 글로벌 100대 처방약 4위에 랭크된 블록버스터다. 식약처의 허가 및 급여승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국내에서 유일하게 당뇨병치료 바이오시밀러로 허가받은 릴리의 ‘베이사글라’와 경쟁하게 된다. 종근당은 암젠의 빈혈치료제인 ‘네스프’의 바이오시밀러 ‘CKD-11101’에 대해 내년 출시를 목표로 임상 3상을 한창 진행 중이다. CKD-11101은 오리지널인 네스프의 반감기를 확기적으로 늘린 2세대 빈혈치료제로, 주 3회에서 주1회 또는 2주 1회로 투약주기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