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발주 강관 담합 어떻게 이뤄졌나

입력 2017-12-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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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전자입찰방식으로 바뀐 후에도 담합 이어져

7350억 원 규모의 한국가스공사 발주 관 구매 입찰에서 담합을 한 6개 강관업체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 결과 적발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동부인천스틸, 동양철관, 세아제강, 하이스틸, 현대제철, 휴스틸 등 6개 강관 제조사들은 2003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총 33건의 입찰에 참여하면서 사전에 낙찰예정사, 투찰가격, 낙찰물량의 배분을 합의했다. 33건 입찰의 계약금액 총계는 7350억 원이다.

강관(Steel Pipe)은 가스관, 유전개발용, 송유관용, 일반배관용, 구조용, 열교환기용, 농업용, 전선관용 등으로 쓰이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는 해외원산지에서 액화천연가스(LNG)를 도입하고, 이를 기화해 발전소 등지에 직접 공급하거나 일반도시가스회사에 공급한다. 기화된 천연가스의 공급은 한국가스공사의 배관망을 통해 이뤄지는데 한국가스공사는 이 배관망의 설치를 위해 매년 입찰을 실시해 구매할 강관의 연간단가를 정하고 해당 업체들로부터 강관을 구매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의 강관구매는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원가산정 업무를 위탁받은 한국기업연구원이 강관 제조사들로부터 각종 원가자료를 취합해 이를 토대로 입찰 예정가격을 산정한다.

이어 한국가스공사의 입찰공고와 강관 제조사의 입찰 참가, 한국가스공사의 낙찰자 선정 및 낙찰자와의 물품구매계약 체결, 낙찰자가 납품 단계 순으로 진행된다.

한국가스공사는 천연가스 주배관과 가스 미공급 지역 배관공사에 사용되는 강관을 구매하기 위해 직전 연도 말 또는 당해 연도 초에 연간단위로 구매입찰을 실시해 강관을 납품할 제조사를 선정하고 있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는 대면입찰 방식으로 입찰참가 유자격자 중 강관 제조업체들이 직접 한국가스공사 입찰실에 모여 가격을 투찰하는 방식으로 입찰이 이뤄졌다. 대면입찰은 한국가스공사가 정한 예정가격 이하의 투찰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5회까지 투찰을 하게 된다. 이후, 2011년 4월부터는 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으로 입찰가격을 투찰하는 전자입찰이 실시됐다.

하지만 6개 강관제조사들은 사업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투찰하거나 낙찰예정사의 직원이 들러리사를 방문해 감시하에 투찰이 이뤄진 것으로 드러났다.

입찰 당일 낙찰예정사로 합의된 사업자가 들러리 사업자들에게 투찰가격을 알려주었고, 들러리 사업자들은 낙찰예정사가 알려준 가격대로 투찰하는 방법으로 합의를 실행했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 적발에 대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가스공사의 강관구매 입찰에서 사업자들이 사전에 낙찰사와 들러리를 정하고 물량배분을 합의한 행위를 적발함으로써 장기간의 고질적인 담합 관행을 시정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를 통해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입찰에서 경쟁 질서를 확립하고, 관련사업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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