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경제지표로 A등급 받으며 퇴장하는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사상 첫 여성 의장이었던 재닛 옐런은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강하게 만든 공로로 기립박수를 받으며 퇴장하게 됐다.
4년 임기를 마치고 연준을 떠나는 옐런은 12~13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13일 마지막 기자회견을 가졌다. 2월 퇴임하는 옐런 의장은 내년 1월 30~31일 FOMC에도 참석하지만 기자회견은 예정돼 있지 않다. 이날 옐런 의장은 임기 중 마지막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미국 경제가 견고하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그는 “나와 연준 동료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안으로 완만한 경제성장을 기대한다”며 “FOMC는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과 임금상승 등 노동 시장이 탄탄할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옐런은 연준 사상 첫 여성 의장이라는 기념비와 함께 ‘4년 단임 의장’이라는 꼬리표도 달게 됐다. 4년 단임으로 물러나는 의장은 1979년 윌리엄 밀러 전 의장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옐런이 재임하는 동안 미국 경제 지표는 뛰어난 성과를 보였다. 데이터 웹사이트 마크로트렌즈는 옐런을 포함해 지난 4명의 연준 의장 하에서 S&P500지수의 수익률을 계산했다. 47개월째 재직 중인 옐런을 고려해 동일 기간을 적용했는데 옐런 의장이 49.6%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옐런 바로 전임이었던 벤 버냉키는 12.9%에 그쳤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한가운데 있었기 때문에 4명 중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버냉키는 2006년부터 2014년 1월까지 재임했다.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은 17.6%, 폴 볼커 전 의장은 48.7%을 각각 기록했다.
DS이코노믹스의 디안 스눅 경제학자는 1990년대 초부터 옐런과 알고 지냈다며 “그는 금융위기의 격변에서 미국을 빠져나오게 한 주인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옐런은 아주 매끄럽게 그 작업을 해냈다”며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아니었다면, 그는 재임명 됐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또 “옐런은 기립박수를 받으며 물러날 만하다”고 덧붙였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의 손성원 경제학 교수는 “연준 의장은 좋은 경제학자인 동시에 훌륭한 정치인, 외교관이어야 한다”며 “옐런은 의회와의 협력 부문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다만 “연준을 이끄는 리더십 전반에서는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분석했다. 피터슨 국제연구소의 조셉 가뇽 이코노미스트는 “경제를 위해서라면 옐런을 재임명 하는 게 신의 한 수였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