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화 칼럼] 또 다른 혁신 이더리움 2.0

입력 2017-12-1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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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대 경제학부(경제금융) 교수

최근 암호화폐(cryptocurrency) 논란이 뜨겁다. 12월 들어 1코인에 1000달러를 처음 돌파한 비트코인 가격은 1주일 사이에 1500달러를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법정화폐처럼 거래 수단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상황이다.

정부도 범정부 가상화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는데 블록체인 기반의 펀딩 방법인 ICO(initial coin offering)를 전면 금지하였고, 최근에는 암호화폐를 화폐나 통화로 보기 어렵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면서 투자자 피해 방지를 위한 규제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규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 시장엔 투자자들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 여전히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 여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비트코인 이외의 다른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측면도 있다. 특히 비트코인의 뒤를 잇고 있는 이더리움의 관심이 높은데 올해에만 40배 이상의 가격 상승이 있었다.

사실 이더리움은 가격 상승 때문이 아니더라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다분하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같은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실제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잘 알려진 대로 블록 생성 시간과 최대 발행 코인 양이 서로 다르다. 더 중요한 점은 이더리움은 단순 화폐의 개념을 넘어 이더(ether)라는 토큰을 사용한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이나 분산응용 프로그램인 디앱(Dapp:Decentralized application)의 활용이 가능한 플랫폼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스마트 계약이란 계약 당사자 간의 상세 계약 내용을 블록체인 위에 기록하고 그 가치에 해당되는 이더를 계약에 귀속시킨 것을 말한다. 계약이 성립되면 자동적으로 결제가 이루어지게 함으로써 대금 지급의 불확실성이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 또한 디앱은 블록체인 노드에 분산 저장되는 응용 프로그램으로 해킹을 하려면 전체 노드의 절반 이상을 변경해야 하므로 사실상 해킹이 불가능하다.

또 다른 특징은 화폐나 배당, 거래 참여 등 여러 성격의 토큰 발행이 가능하다는 점인데, 디앱과 결합하여 게임이나 사물인터넷(IoT), 금융상품 계약, 투표 등 여러 분야에 응용 가능하다. 즉, 오늘날 블록체인에 대한 폭발적 관심은 비트코인이 아닌 이더리움 기반의 블록체인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이더리움이 화폐 개념에 충실한 비트코인에서 진보된 형태로 이해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주엔 주목할 만한 발표가 있었다.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이더리움 2.0’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블록체인상에서 초당 수천 건의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을 구체화한 것인데 지나치게 소모적인 합의 방식인 작업증명(proof of work) 방식을 고효율의 지분증명(proof of stake)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궁극적으로는 전 세계의 모든 기록을 블록체인상에 담고 안정성이 확보된 응용 프로그램에서의 즉각적인 결제가 가능한 플랫폼 제공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플랫폼을 일반인들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전 세계의 모든 기록이라면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자산에 대한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집이나 자동차 등 유형의 자산에서부터 음악, 영상 등의 콘텐츠는 물론 추상적 아이디어 등 무형의 자산도 이더리움 블록체인상에 올려 거래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거래 단위를 얼마든지 나눌 수 있고 거래 제약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이상적인 상품 또는 금융시장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부테린은 이러한 이더리움 2.0이 향후 3~5년 안에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하였다. 우리에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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