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베스트셀러는 ‘역주행 도서’

입력 2017-12-08 10:33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작년에 나온 책들 SNS 입소문 타며 서점가 휩쓸어…‘언어의 온도’·‘82년생 김지영’ 1·2위에

올 한 해 서점가를 휩쓴 것은 다름 아닌 역주행 도서였다. 지난해 출간된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가 올해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2위, 윤홍균의 ‘자존감 수업’이 3위를 차지했다.

교보문고와 예스24에 따르면 올 한 해 판매량을 집계해 발표한 ‘2017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언어의 온도’, ‘82년생 김지영’, ‘자존감 수업’이 나란히 1∼3위를 기록했다. 세 권의 책 모두 지난해 출간됐으나 올해 들어 큰 주목을 받은 역주행 도서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이어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내수 경기 침체, 북핵 위기 등으로 국내 분위기가 다소 삭막한 가운데 국민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할 수 있는 에세이가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언어의 온도’는 지난해 8월 출간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온라인상에서 서서히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때로는 ‘힘들었지? 수고했어!’라는 말 한마디가 어떤 화려한 수사보다도 더 큰 울림을 주듯이 담담하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넨 ‘언어의 온도’는 올 상반기와 하반기 모두 독자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책으로 자리매김했다.

‘82년생 김지영’은 여성 독자들의 폭넓은 지지 속에 베스트셀러 2위에 올랐다. ‘82년생 김지영’은 우리 사회에 페미니즘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주목받았다. 올 한 해는 그 여느 때보다 데이트폭력, 성희롱, 여성혐오 등 페미니즘 관련 이슈가 거셌고, ‘82년생 김지영’을 비롯해 ‘현남 오빠에게’, ‘다른 사람’, ‘당신의 신’ 등의 책이 출간돼 여성 독자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이처럼 페미니즘 관련서가 속한 여성학 분야의 판매량도 크게 증가했다. 교보문고에선 여성학 분야 책 판매량이 전년 대비 2.1배 증가했고, 예스24에선 문학 작품을 포함한 페미니즘 관련 도서의 판매량이 전년보다 8.5배 늘었다.

타인의 시선이나 잣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면서 행복을 찾는 방법을 가르쳐준 ‘자존감 수업’ 역시 많은 사랑을 받으며 3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조기 대선과 국정농단 사태 때문에 정치 분야 책들도 관심이 높아졌다. 교보문고에서 그동안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던 정치·사회 분야 도서는 올해 판매량이 전년보다 21.5%가 올랐다. 예스24에서도 정치·사회 도서 분야의 판매량은 전년보다 31.6% 증가하며 뚜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무엇보다 올해 5월 제19대 대통령으로 선출된 문재인 대통령의 관련 서적은 매번 화제를 모았다. 문 대통령 당선 이후 특별판으로 재출간된 ‘문재인의 운명’은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고, 예스24에선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26위에 올랐다. 문 대통령 커버 타임지 아시아판 역시 주목받으며 예스24에서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4위, 교보문고에선 한때 품귀 현상을 빚었다. 문 대통령이 여름 휴가철 추천도서로 꼽은 ‘명견만리’ 시리즈도 교보문고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29위, 예스24에서 15위를 기록하며 올 한 해 주목받은 책이 됐다.

소설 분야는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신간이 잇따라 출간돼 독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김영하의 ‘오직 두사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잠’을 비롯해 각 나라의 간판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신작을 내놓으면서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

드라마나 영화의 영향으로 사랑을 받은 책도 있었다. 2013년 출간된 김영하 작가의 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은 올해 영화 개봉으로 다시금 관심을 받으며 교보문고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9위, 예스24 19위로 집계됐다. 인기 드라마 ‘도깨비’의 영향으로 드라마에 등장한 김용택 시인의 필사 시집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는 교보문고 연간 종합 베스트셀러 14위, 예스24 7위로 나타났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