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진단을 받고 13년간 누워지내던 환자가 알고 보니 '세가와병'인 사실이 밝혀졌다. 이 여성은 약을 바꾼지 일주일 만에 스스로 두 발로 걸었다.
올해 스무 살인 A씨는 4살이 되던 2001년 대구의 한 대학병원 재활의학과에서 뇌성마비 판정을 받고 수차례 입원 치료했다. 치료에도 걸을 수 없었고 결국 뇌병변 장애 1급까지 받았다.
2012년 서울의 한 대학병원 물리치료사가 "뇌병변이 아닌 것 같다"며 A 씨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고, 의료진은 대구의 대학병원에서 촬영한 MRI 사진을 본 후 세가와병 진단을 내렸다. 기존 뇌성마비 진단을 뒤집은 것.
A씨의 아버지는 2015년 해당 대학병원 학교 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2년의 법정 다툼 끝에 대구지법은 병원에 1억 원을 손해배상하라는 강제조정 결정을 내렸다.
세가와병은 도파 반응성 근육긴장이상(DRD)으로 현저한 일중변동을 보이는 유전성 진행형 근육 긴장이상이다. 1976년 일본계 의사인 마사야 세가와 등에 의해 보고돼 세가와병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소아 연령에서 발현되는 세가와병은 저녁에 심해지고 수면 이후 호전되는 특징적인 체위 근육 긴장이상이 특징이다.
세가와병에 걸리면 도파민 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의 이상으로 도파민을 생성하지 못한다. GCH1의 유전자 결함 때문에 주로 발병한다. 소량의 도파민 약물로도 치료가 가능하며 장기적인 합병증이 없는 질환이다.
세가와병은 파킨슨씨병 증상과 유사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성인기에 발병이 시작하는 경우 근육긴장이상증이나 우울증, 강박반응성 등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