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고급 참치와 벚꽃 새우 등 엄선된 해산물로 만든 음식이 불티나게 팔린다. 유명 식당이 아니라 고양이 사료 이야기다. ‘네코노믹스’가 성장세다. 네코노믹스란 고양이를 뜻하는 일본어 ‘네코’와 이코노믹스의 합성어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일본 고양이 사료 시장이 고급화됐다고 29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안리뷰가 전했다.
닛신 펫푸드는 지난 9월 프리미엄 고양이 사료 ‘가이세키’ 시리즈 4종을 출시했다. 가이세키는 일본 전통 연회의 코스요리를 뜻한다. 사람이 먹어도 좋을 고급 생선과 지역 특산물을 재료로 사용했다. 800g의 세전 가격이 810엔(약 7857원)으로 보통 사료보다 4~5배 비싸지만 인기가 높다. 덕분에 이 회사의 매출은 지난해보다 70% 증가했다.
이나바 펫푸드는 퓌레 간식을 판매한다. 주인이 튜브에서 퓌레를 짜주면 고양이가 그것을 핥아먹으면서 친밀감을 즐긴다. 이나베 펫푸드가 판매하는 퓌레 종류는 100가지가 넘는다. 홍보 담당자는 “고양이가 빨리 지루해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고양이 털을 윤기나게 가꾸려는 사람들은 콜라겐이 풍부한 참치 꼬리로 만든 사료를 찾는다. 제조업체들은 맛은 물론이고 지방질과 나트륨, 칼로리와 영양까지 신경 쓴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묘를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면서 고가의 사료나 간식을 보상으로 주거나 특별한 기념일 선물로 챙기는 ‘작은 사치’ 경향이 고양이 사료 시장의 고급화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고양이 사료 시장 규모는 반려동물 대표주자 강아지를 넘어섰다. 일본 내 고양이 수는 강아지보다 적지만 사료 시장은 고양이 부문이 30% 더 크다. 그만큼 고급화 제품의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리서치회사 후지케이자이에 따르면 일본 내 고양이 사료 시장 규모는 1242억 엔 규모로 지난해보다 4% 성장했다. 하시모토 고지 연구원은 “프리미엄을 앞세운 고급 제품이 성장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시모토 연구원은 “고양이 사료 시장은 2018년까지 연평균 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강아지 사료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2% 감소한 927억 엔에 그쳤다.
혼자 사는 여성과 노인들 사이에서 고양이의 인기가 높다는 점이 네코노믹스 성장을 이끌었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강아지와 달리 고양이는 산책을 데려갈 필요가 없다는 게 이들이 고양이를 선호하는 이유다.
고양이만의 특성도 경쟁력을 키웠다. 강아지는 종류에 따라 몸집이 크게 차이나 사료의 종류를 다르게 만들어야 한다. 반면 고양이는 종이 달라도 몸집이 거의 비슷해 제조업체가 맛과 성분으로 제품을 차별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