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국내 휘발유값이 오는 30일 OPEC의 석유 감산 합의 연장 여부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다.
28일 관련 및 증권 업계에 따르면 내년 3월 만료되는 감산 합의에 대해 사우디아라비아가 9개월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OPEC 회원국들도 사우디를 지지하고 있어 이번 주 목요일에 열리는 OPEC 정례 회의에서 감산 합의가 연장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선 세 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먼저, 사우디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 비OPEC 회원국 모두 감산 연장에 합의하는 것으로 현재로서 가장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감산 합의는 내년 말로 연장된다.
이는 내년 기업 상장을 앞두고 있는 사우디가 적극적으로 감산 합의를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왕자의 난’을 이끈 빈살만 왕세자를 선두로 9개월의 감산 합의 연장을 주장하고 있다. 사우디는 국영석유기업 아람코는 내년을 목표로 상장을 앞두고 유가 상승으로 최대한 몸값을 불리는 중이다. 역대 최대 규모의 IPO라는 기대만큼 감산 합의에 주력을 다하고 있다.
변수는 러시아다. 최근 러시아의 에너지 장관이나 석유 회사들이 감산 합의 연장 결정 시기와 기간에 조금씩 이견을 나타내고 있다. 막심 오레슈킨 러시아 경제개발부 장관이 원유 감산 합의로 투자가 감소했다고 주장하면서 러시아와의 조율이 필수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는 현재 유가 수준에 대해선 긍정적이다. 다만, 감산으로 인해 석유 수요가 감소하거나 대체 에너지 개발이 활발해지는 것을 우려하는 입장이다. 이에 두 번째 시나리오인 러시아·비OPEC국가들의 감산 합의 연장 보류가 제시된다. 러시아가 급변하는 유가 가격을 우려, 결정을 보류한다면 두 번째 시나리오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러시아·비OPEC 국가들의 국가 감산 연장 반대다.
OPEC의 감산 합의가 결정되면 국내 휘발윳값이 영향을 받는다. 통상 국내 휘발윳값은 국제 유가가 상승한 후 2~3주 정도 소요된 후 반영된다. 현재 18주 연속으로 상승 중인 국내 휘발윳값이 감산 합의 이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11월 4주 휘발유 판매가격은 리터당 1526.8원, 경유는 1318.6원이다.
그러나 유가 상승이 업계에 무조건적으로 달갑지만은 않다. 높아지는 소비자 불만과 대체 에너지 수요로 정유업계는 “현재 OPEC 정례 회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