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인 설이나 추석이 다가오면 많은 주부가 ‘명절증후군’을 호소한다. 미국 주부들도 23일(현지시간) 추수감사절 가족 만찬 준비에 시달렸다. 이에 미 외식업계는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위기의 주부들’을 유혹했다고 포브스가 소개했다.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의 저녁 식사는 온 가족이 모이는 자리이다. 식구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구운 칠면조 요리를 먹는 전통이 있다. 여기에 으깬 감자와 크랜베리 소스, 그레이비 등을 곁들인다. 플로리다 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내는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 또한 칠면조를 포함한 전통적인 메뉴로 가족과 함께 추수감사절 저녁을 보냈다.
즐거운 식사를 위해서는 누군가의 수고가 필요하다. 음식을 준비하는 주부들의 부담이 크다는 점은 한국과 미국이 다르지 않다. 포브스는 추수감사절이 일종의 ‘가정 음식 올림픽’이 되었다며 많은 사람이 요리에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전했다. 다수의 언론은 만찬 준비에 압박을 받는 여성들을 위해 각종 요리 레시피를 소개하거나 심리학자의 조언을 구했다.
최근 떠오르는 대안은 외식과 포장 음식이다. 미국 전국 각지의 외식업체들은 완벽한 추수감사절 메뉴로 고객 쟁탈전을 벌였다. 업체들은 집에서 직접 요리한 것처럼 메뉴를 구성해 주부들을 유혹했다.
뉴욕의 유명 델리 자바스는 375달러에 10인분의 음식을 판매했다. 월요일에 주문하면 추수감사절인 목요일보다 하루 앞선 수요일까지 배달된다.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의 유명 맛집 브링슨스는 파이 등 대표 메뉴를 저렴하게 판매했다. 미시간 주 앤아버의 진저먼 로드하우스는 칠면조 요리, 각종 사이드디시와 파이 등 4인분을 190달러에, 8~10인분은 375달러에 판매한다고 알렸다. 심지어는 기내용 쇼핑 카탈로그 ‘스카이몰’에서도 추수감사절 요리 패키지를 주문받았다.
손수 만드는 집밥 대신 외식을 택하는 미국인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전미레스토랑협회에 따르면 추수감사절에 외식을 계획한 사람이 2011년에는 6%에 머물렀으나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일부 식당은 연초부터 예약을 서둘러야 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칠면조 등 추수감사절 전통 식사와 추수감사절의 유래를 다루는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하는 한 레스토랑은 추수감사절 몇 주 전에 이미 예약을 마쳤다. 올해 추수감사절 저녁을 집에서 보내는 이들 중에서도 9%는 일부 음식을 구입할 것이라 밝혔고 4%는 모든 요리를 사먹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포브스는 명절을 맞아 온 가족이 한 집에 모이는 전통이나 자유로운 친목을 외식이 대체할 수는 없다면서도 몇 가지 메뉴를 사먹는 것만으로도 부엌에서 보내는 시간과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