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 외부 후보에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 출신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하마평에 없던 인물인 데다 예보에 몸담았던 인물이라 정부 입김이 개입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다음날 임추위를 열고 후보군 9명 가운데 1차 면접대상자 약 5명(숏리스트)을 추리는 작업을 진행한다. 당초 후보군은 10명이었지만 후보 1명이 행장 출마를 고사했다.
후보에 포함된 예보 출신 인사는 양원근 전 예보 이사이다. 그는 예금보험공사 금융분석 부장(1999년~2001년)과 예금보험공사 이사(2001년~2004년)를 지냈다. 재정경제부 장관 자문관(1998년 3~12월)도 역임한 바 있다. 현재는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있다.
우리은행 차기 행장에 지원한 사람 가운데 외부출신은 2명으로 양원근 전 감사위원과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이다.
문제는 우리은행이 애초 정부 입김을 차단하기 위해 임추위에 예보 측 비상임이사를 제외했지만, 정작 후보군에 예보에 몸담았던 인사가 포함됐다는 점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임추위에 최대주주인 예보 측 인사를 포함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양원근 전 감사위원이 차기 행장 선출의 막판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금융노조의 한 관계자는 “전혀 거론조차 되지 았았던 인물인데 막판에 예보 경력 인사가 포함됐다”며 “숏리스트에도 이 분이 포함될 경우 뭔가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노조는 후보군에 포함된 외부 인사 2명을 27일께 열릴 1차 면접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임추위 측에 촉구하고 있다. 또 다른 외부 출신인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에 대한 공세 수위도 높이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는 23일 성명서를 내고 “외부 출신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 면면을 보면 의구심이 더 커진다”며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은 지난 BNK금융지주 회장 인선에서 대통령과 고교 동문임이 확인되면서 낙하산 논란을 자초했던 인물이다”고 지적했다. 박 전 경남은행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같은 경남고 출신이다.
우리은행 노조는 임추위가 열리는 24일, 오전 명동 본점에서 낙하산 인사의 행장 선출을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한다. 우리은행은 27일께 5명 내외를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한 뒤 다음달 8일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할 계획이다. 내정자는 다음달 29일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최종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