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 -15%하락 아세안펀드 '견조'...'미래에셋말레이시아펀드'3개월수익률 +6.8%
최근 글로벌 시장과 신흥 시장의 관계를 놓고 디커플링(탈동조화)이냐 리커플링(재동조화)이냐라며 갑론을박하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글로벌 시장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신흥 시장은 꾸준한 상승세를 지속해 글로벌 디커플링 현상을 보여줬다.
하지만, 지난 연말 이후부터 글로벌 경기 둔화의 파급효과가 신흥 시장에까지 미칠 것이란 우려의 확산으로 리커플링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최근 3개월 글로벌 시장이 10% 내외의 하락을 기록한 반면, 신흥 시장은 평균 15%내외로 하락했다. 상승폭이 컸던 만큼 하락폭 역시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리커플링 현상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세안(동남아시아) 지역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2월 14일 기준) 홍콩H 시장인 -24.0%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으며, 베트남, EU, EMEA(Emerging Europe, Middle East, Africa), 브릭스 모두 10% 이상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말레이시아는 +3.7%, 인도네시아 -0.6%, 태국 -3.4%로 상대적으로 선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손명철 펀드애널리스트는 "특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의 경우 3개월뿐만 아니라 연간 수익률도 호조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의 하락을 감안할 경우 디커플링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아세안 지역의 상대적 강세 요인으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강화된 경제 체질 ▲기업실적 개선세 지속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한 내수 기반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지역이라는 점을 꼽았다.
손 펀드애널리스트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추이는 2003년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규모 역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기업실적 개선 추세도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이러한 요인과 함께 풍부한 자원을 기반으로 한 강한 내수 소비를 바탕으로 최근의 글로벌 경기변동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적게 받고 있다"고 판단했다.
현재 국내에 아세안 혹은 동남아시아펀드로 출시된 펀드는 11개가 된다.
또한 아시아펀드란 이름으로 설정된 펀드는 31개에 달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아시아펀드, 아시아퍼시픽 펀드로 명칭된 펀드는 한국, 중국, 홍콩, 인도, 호주 지역의 편입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아세안펀드와 구별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세안펀드중에는 중국, 인도, 대만 한국 등을 포함한 펀드들이 있다. 특히 싱가폴은 대부분의 아세안펀드에 20~40%까지 편입돼 있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 아세안 지역이 시가총액 규모가 작기 때문에 펀드를 구성하기 힘들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손 펀드애널리스트 역시 "싱가폴의 경우, 대부분의 아세안펀드에 20~40%까지 편입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실제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말레이시아 220조원, 인도네시아 270조원, 태국 180조원 수준으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싱가폴을 제외하고 아세안펀드를 구성하기 힘든 이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펀드 내 편입지역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신흥 국가만으로 구성돼 있는 펀드는 '신한BNP봉쥬르동남아시아주식형'펀드와 '미래에셋 말레이시아디스커버리'가 유일하다.
아세안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2월 14일 기준)을 살펴보면 글로벌 증시 동반 하락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신흥 시장이 평균 -15% 내외로 하락한 점을 감안하면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그중 '신한BNP봉쥬르동남아시아주식자HClassA1'가 -3.7%로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냈으며, '한국월드와이드아세안우량기업종유주식1(A)'이 -4.4%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3개월 수익률을 살펴보면 '미래에셋말레이시아디스커버리주식형1CLASS-A'가 6.8%로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나타냈으며 '신한BNP봉쥬르동남아시아주식자HClassA 1' 3.6%, '미래에셋맵스아세안셀렉트Q주식형1CLASS-A' 0.8%로 글로벌펀드 -10%, 이머징펀드 -15%대의 하락과 대비해 우월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손 펀드애널리스트는 "신흥시장 중 높은 성장성과 기업실적 개선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공고한 내수기반과 곡물가격 상승에 따른 수혜로 인해 글로벌 증시와 커플링 현상이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아세안펀드가 최근 글로벌 변동성 확대 시점에서 투자 대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현 시점의 낮은 상관계수가 향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으며, 과거 이 지역의 변동성을 감안할 경우 리스크 측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타 시장대비 낮은 상관계수와 성장성을 감안해 아세안펀드를 투자대상으로 고려할 경우에도 분산투자 관점에서 자산 포트폴리오의 구성을 다양화한다는 측면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