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함바식당 운영권’ 십수억 챙긴 LH·건설사 간부 무더기 적발

입력 2017-11-13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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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바 운영권을 주는 대가로 뒷돈을 받은 혐의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건설사 간부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함바란 이른바 건설현장에 설치된 식당을 말한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뇌물공여와 배임증재 혐의로 함바 브로커 한모(53) 씨와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LH 남모(53) 부장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LH 간부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한 경찰은 배임수재 혐의로 국내 중견 건설사 임원 김모(51) 씨를 구속하는 한편 다른 건설사 10곳의 간부 2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브로커 한 씨는 함바를 운영하려는 35명에게서 함바 운영권을 따주겠다며 40억원을 받아 15억4000여만원을 LH와 건설사 간부들에게 로비자금으로 사용했다.

실제로 한 씨는 370여 차례에 걸쳐 현금과 골프, 룸살롱 접대 등으로 이들의 환심을 산 뒤 함바 운영권을 따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LH 남 부장은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한 씨로부터 54차례에 걸쳐 현금 1000만원과 골프와 향응 등 모두 3900여만원의 금품을 챙겼다.

이는 LH로부터 아파트 건설 공사를 받은 시공사 임직원을 압박해 함바 운영권 수주를 알선해주는 대가였다.

또 다른 LH 간부직원들은 한 씨에게서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1500여만원을 받았다. LH가 짓는 아파트 건설현장 20곳의 함바 운영권을 따내기 위해 한씨가 쓴 로비자금은 9000만원에 이른다.

뿐만 아니다. 브로커 한 씨는 아파트 시공을 맡은 건설사 간부 24명에게 14억5000만원에 달하는 금품을 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된 건설사 임원 김 씨는 한 씨에게서 2015년 2월∼지난해 12월 28차례에 걸쳐 1억800만원을 전액 현금으로 받아 챙겼다.

다른 건설사 간부들도 자체 공사현장 15곳의 함바 운영권을 넘기는 대가로 500만∼8천여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브로커 한 씨는 40억 중 로비자금으로 15억4000만원을 사용했고, 15억원은 차량 구입비 등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한 씨를 체포하면서 확보한 휴대전화에서 금품 제공 일시와 금액, 대상, 현금 사진 등이 담긴 메모 파일 5천300여 개를 토대로 이들의 혐의를 포착, 수사를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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