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만에 말 바꾼 예보...우리은행 임추위 참여 관치 논란

입력 2017-11-0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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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보 "경영 자율성 보장해줬지만 계파 대립만...임추위 참여 당연한 권리”

우리은행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차기 행장을 뽑는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지난해 말 민영화된 이후 올 1월부터는 예보 측 인사가 경영자율권을 보장해준다는 취지에서 임추위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관치(官治) 우려가 나온다.

7일 예보 고위 관계자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올해 1월 경영 자율성을 보장해줬지만 지금은 계파 대립만 심한 상황”이라며 국민 세금이 들어간 우리은행에 최대주주인 예보가 임추위에 들어가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보가 우리은행 사외이사들한테 임추위에 참여할 뜻을 밝혔고 5일 긴급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이 이를 두고 논의했다”고 밝혔다.

예보는 9월 말 기준 우리은행 지분의 18.52%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다. 과점주주(IMM,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화생명, 한투증권) 5곳은 지분 28.74%(6월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과점주주 지분을 모두 합하면 예보보다 많지만 단일 주주로는 예보가 가장 많은 만큼, 우리은행은 정부 입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구조다.

예보 고위 관계자는 “차기행장 선출 임추위 참여가 확정되면 현재 비상임이사인 최광우 예보 홍보실장이 참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임추위는 이광구 행장과 5개 과점주주를 대표하는 사외이사 5인(노성태·신상훈·박상용·전지평·장동우)으로 구성돼 있다. 예보 측 비상임이사(최광우)는 올해 1월 이후부터 임추위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민영화된 만큼 자율경영을 보장해 준다는 취지에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 1월 (이광구 행장 선출 과정에서) 임추위에 예보 측 비상임이사가 참여 안 한 것이 이례적인 것이었고 기존에는 계속 참여해 왔다”고 말했다.

금융권은 예보가 최대주주로서 임추위에 참석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지만, 차기 행장을 선출하는 데 정부 입김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하고 있다. 예보는 금융위원회 산하기관이다.

특히 노조 측은 차기 행장에 낙하산 인사가 내려오는 것을 극구 반대하고 있다. 우리은행 노조는 3일 성명서를 통해 “후임 은행장 자리에 정권의 입맛에 맞춘 논공행상식 낙하산 인사가 오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새 은행장은 민영화된 우리은행을 외압과 관치에서 벗어나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내부출신 인사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내부 출신으로는 손태승 글로벌 부문 겸 글로벌그룹장, 정원재 영업지원부문 겸 HR그룹장 등 한일은행 출신들이 거론되고 있다.

관치 우려에 대해 예보 고위 관계자는 “임추위에 사외이사 5인이 있고, 예보 인사는 비상임이사 1명이 들어가는 만큼, 애초부터 1명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구조가 안 된다”며 “이를 두고 관치 운운하는 것은 억지”라고 말했다.

예보 인사가 임추위에 참석하게 되면 임추위는 사외이사 5인, 비상임이사 1인 등 6명으로 꾸려지게 된다. 행장은 이번 임추위에 참여하지 않는다. 예보는 공식적으로는 임추위 참여를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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