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발의案은 2.7조 감소…절충할 경우엔 세입 줄어
국민의당·바른정당, 핀셋증세·부자증세 거부감 안보여
내달 2일까지 의결 못하면 정부안으로 ‘시간도 여당 편’
먼저 기획재정위원회에선 세출 예산안보다는 세입 예산안을 놓고 여야의 강대강 대립이 예고돼 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의 세입 근거를 기획재정부에서 만들어, 기재위가 담당인 까닭이다.
정부안을 보면 기재부는 내년도에 법인세 63조1061억 원, 소득세 72조9810억 원, 부가가치세 67조3474억 원 등 내국세만 228조459억 원이 걷힐 것으로 예측했다. 8월 초 발표한 세제개편안이 계획대로 이뤄진다는 전제에서다.
즉 법인세 과세표준 2000억 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세율을 현행 22%에서 25%로 올리고, 소득세는 과표 3억 원 초과 5억 원 이하 구간과 5억 원 초과 구간 세율을 각각 38%에서 40%, 40%에서 42%로 높이는 등의 정부안이 국회에서 그대로 통과되리라 상정하고 짠 세입안이다.
정부는 이를 통해 법인세 2조5599억 원을 비롯해 향후 5년 동안 연 5조5000억 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선 이러한 ‘핀셋증세’에 반대하며 감세안으로 맞불을 놓은 상황이다.
기재위 한국당 간사이자 조세소위원장인 추경호 의원은 과표 2억 원 이하 법인세율을 현행 10%에서 7%로, 2억 원 초과 200억 원 이하 구간 세율은 20%에서 18%로 내리는 법인세법안, 그리고 각 법인이 최소로 납부해야 하는 최저한세율도 3%포인트씩 낮추는 조세특례제한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한국당 소속 기재위원 전원을 포함해 당 의원 40명이 공동발의해 사실상 한국당의 당론이다. 추 의원은 이러한 감세안으로 법인세가 연 2조7000억 원가량 줄어들 것이란 계산을 내놓은 바 있다.
정부안과 한국당안이 한 테이블에 올려져 논의되는 과정에서 절충안이 도출된다면 정부의 세입 예산안에도 수정이 불가피한 셈이다.
다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에서는 한국당만큼 ‘핀셋증세’, ‘부자증세’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시간도 정부·여당의 편이다.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인 12월 2일까지 여야 합의된 예산안 및 세제개편안을 의결하지 못하면 정부안이 통과된다.
기재위 야당 한 관계자는 1일 “여야 입장차가 커 수정안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법인세법안 등 정부안을 예산부수법안으로 묶고, 70%의 지지율을 업은 정부가 밀어붙이면 야당으로선 방법이 없다. 현재로선 원안 통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