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명시…12월 文대통령 방중 가능성에 한반도 긴장 완화 기대
다음 달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추진하기로 해 12월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그동안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본격적으로 발전적 관계로 전환해 중국 진출 한국 기업의 숨통이 트이게 됐다.
31일 발표한 한·중 합의문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문제에 소통하기로하고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명시함으로써 그동안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해빙 분위기를 맞게 됐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사드와 관련된 양국 간 오랜 불편했던 관계들을 정리하고 이후에 새롭게 한·중 간 발전적 관계도 전환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양국 정상이 다음 달 10~11일 베트남에서 열리는 APEC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 추진도 탄력을 받게 됐다. 12월 문 대통령의 방중이 확정되면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때 그동안 숙제로 남았던 북핵 공조 강화로 인한 한반도 긴장 완화와 경제관계 복원이 본격적으로 물꼬를 틀 가능성이 크다. 또 문 대통령은 내년 2월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에 시 주석을 초청할 것으로 보여 만일 시 주석이 방한한다면 본격적 한·중 관계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초 사드 문제는 양국 간 기본 입장차가 커 중국이 한·중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한국의 유감 표명이나 공식 문서를 남겨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외교적 관례상 유감 표명이나 공식 문서로 남기는 것은 부담이 커 이번 합의문 형식으로 발표하게 됐다.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사드 관련 답변을 하는 식으로 중국에 메시지를 던졌고 이에 중국 외교부가 평론하는 형식으로 갈등의 골을 풀었다.
강 장관은 이날 국감에서 사드 추가 배치 가능성에 대해 “검토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 미사일 방어(MD)체제에 불참하며 한미일 안보 협력이 군사동맹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우리는 한국 측의 이러한 세 가지 입장을 중시하며 우리는 미군의 한국 사드 배치를 일관되게 반대하고 있다”며 “유관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 한·중 관계를 조속하게 안정되고도 건강한 발전 궤도로 되돌리길 바란다”고 논평했다. 이 같은 강 장관의 발언과 화 대변인은 논평은 그동안 중국이 요구했던 유감 표시를 외교적으로 자연스럽게 넘기며 이번 합의문을 이끌어 냈다.
한편 한·중 간 사드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풀리면서 그동안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피해가 컸던 자동차·유통·관광·항공 등 국내 업체에도 다시 훈풍이 불 것으로 기대된다. 또 중국 정부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던 삼성에스디아이(SDI)·엘지(LG)화학 등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도 이번 한·중 경제 복원에 기대를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