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카탈루냐 혼란 심화…짐싸는 기업들

입력 2017-10-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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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카탈루냐 독립 반대 집회가 진행됐다. AFP/연합뉴스

스페인 카탈루냐의 독립을 둘러싸고 중앙정부와 자치정부 간 대결이 심화하고 시민들마저 찬반으로 나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1700여 개 회사가 이전하는 등 카탈루냐 경제가 독립 투표의 영향을 받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도심에서 카탈루냐 독립을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경찰은 독립 반대시위 참가자 수를 30만 명으로 집계했고 중앙정부는 100만 명, 주최 측은 130만 명 참가를 추산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스페인 국기와 유럽연합기 등을 흔들며 스페인과 카탈루냐의 공존을 주장했다. 이들은 “스페인과 카탈루냐의 공존을 위해 법치와 상식을 되찾아야 한다”고 외쳤다. 일부 시민은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에 대한 법적 조치를 요구했다.

카탈루냐 독립을 둘러싸고 혼란이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불확실성에 위협을 느낀 기업들이 ‘탈 카탈루냐’에 나서고 있다. 28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스페인 5개 대형은행 중 두 곳이 최근 카탈루냐를 떠나겠다고 발표했으며 3주 전 치러진 카탈루냐 독립 찬반 주민투표 이후 약 1700개 회사가 카탈루냐 밖으로 본사를 이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 스페인에서 세 번째로 큰 은행인 카이샤은행은 본사를 발렌시아로 옮기겠다고 발표했으며 방코 사바델도 이전을 결정했다. 이들 두 은행은 27일 주가가 각각 5%, 6% 하락했다. 자치의회가 독립국가 선포안을 통과시키고 스페인 상원이 중앙정부의 카탈루냐 자치권 박탈안을 최종 승인한 날이다. 하이메 과르디올라 사바델 회장은 “사바델뿐만 아니라 모든 은행이 안전한 지방으로 예금을 옮겼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고객들에게 문제가 없다고 말해도 쉽게 불안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카탈루냐 지방의 관광업도 타격을 입었다. 이번 달 카탈루냐행 항공 예약은 지난달보다 22% 감소했다.

텔레그래프는 많은 비즈니스 리더들이 불확실성으로 인한 카탈루냐 경제의 타격을 우려한다며 이달 초 정부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2.3%로 낮췄다고 전했다. 카탈루냐 기업 이익단체 포멘트데트레발의 요아킨 가이 회장은 “두 세대가 일군 성과를 우리가 파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카탈루냐는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한다. 스페인 정부가 기업들의 불안을 방치할 수 없는 이유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카탈루냐 자치정부 해산과 중앙정부의 직접 통치 등 계획이 기업과 투자자들의 탈카탈루냐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스테판 브라운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아직까지는 이번 정치적 위기의 경제적 영향을 제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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