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아세안] 라오스 진출, 이것만은 유념하라

입력 2017-10-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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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아세안 진출한 건설기업 KAS홀딩스 장순봉 회장 인터뷰

▲장순봉 KAS홀딩스 회장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아세안 진출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제공=한-아세안센터
중소기업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에 진출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정보력과 용기, 결단력이 필요한 일이다. 지금보다 투자 환경이 더 척박했을 1994년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런데 당시 베트남에 건설 부문에서 최초로 100% 외국인 건설투자법인을 설립한 한국인이 있다. 바로 KSA홀딩스의 장순봉 회장이다. 19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한-메콩 비즈니스 포럼에서 그를 만나 아세안 국가로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를 들어보았다.

- 아세안에서 사업을 시작한 점이 특이하다

“1994년 건설 부문에서 최초로 외국인 단독 투자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2011년 베트남의 하노이, 호찌민, 하이퐁에 진출했고, 미얀마에도 진출했다. 라오스와 캄보디아에는 지난 2014년 진출했다. 직원은 600여 명가량이며 건축 자재 생산뿐 아니라 한글과 한류 전파 사업인 ‘세종학당’ 등 교육 사업도 하고 있다. 세종학당은 800명 정도 되는 아세안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미얀마와 라오스에도 추후 진출할 계획이다.”

- 라오스의 투자 환경을 평가한다면

“라오스의 투자 환경은 베트남하고 비슷하다. 우리는 베트남에 먼저 진출해 매우 비슷한 투자 환경을 경험하고 나서 라오스에 진출했다. 라오스가 외국인 투자에 비교적 덜 개방된 나라이지만 베트남 진출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 라오스에서 사업할 때 유념할 점을 말해 달라

“한국에서 라오스에 바로 진출하는 것은 리스크가 크다. 인구가 700만 명에 불과하고 숙련 기술 교육도 낙후돼 있다. 고급 인력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 때문에 우리는 베트남을 교두보로 삼았다. 한국에서 물류 비용이나 인적 자원을 라오스로 모두 끌어오면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태국, 베트남이 교두보가 되어서 진출하는 게 좋다.”

- 라오스로 사업을 넓힌 이유는

“사실 라오스는 메콩 5개국(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태국) 중 가장 낙후된 나라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지리적으로 메콩 국가 중 중심에 해당한다. 국가 면적도 크다. 천연 자원과 인적 자원을 이용할 수 있는 교두보로서 잠재성이 큰 나라라는 의미다. 또 라오스는 어떤 산업이든 자체 생산이 힘들어서 인근 국가에 의존을 많이 하고 있다. 라오스에 진출하면 태국, 베트남 등 인접 국가로 진입하기도 쉬운 이유다.”

- 문재인 정부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문재인 정부가 아세안과 교역을 강화한다고 했으나 디테일 면에서 부족한 것 같다. 가장 절실한 면이 금융이다. 현재 정부가 하는 해외 투자 정책은 대기업 위주다.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금융 정책이 매우 부족하다. 개인 기업이 세계화 바람을 타고 진출할 만할 총알이 없는 셈이다. 27살에 사업을 시작해서 23년째 하고 있는데 금융 지원 쪽은 23년 전과 지금이 나아진 게 없다.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하려고 해도 사무실 만들고 직원 보내면 적어도 1년에 1억~3억 원의 비용이 든다. 그 기회비용을 감당하면서 진출하기 쉽지 않다. 일본은 30여 년 전부터 금융 정책을 안정화해 민간 개인 기업들을 내보내고 있다. 우리 정부는 단기 효과만 노리는 것 같다.”

- 금융 지원 외에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아세안+3(한국·중국·일본)’이라는 프레임에 반대한다. 아세안 10개국과 분리되지 말고 한 몸이 돼야 한다. 아세안 공동체 안으로 긴밀하게 들어가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예컨대 한-아세안센터 총장이 직접 나서서 교류를 위해 뛰는 것처럼 국가 정상들도 아세안 국가와 긴밀한 교류를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 국가 정상이 움직이지 않으면 결국은 수박 겉핥기가 된다. 일본과 중국은 아세안 국가와의 교역을 위해 어마어마하게 자본과 정성을 쏟아붓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아세안 국가와 교역 수준을 대거 높인다고 했으나 현실은 대기업 몇 개가 들어와 있는 수준이다. 중국과 일본을 연구하면서 디테일을 갖춰 나가야 한다.”

비엔티안(라오스)/이지민 기자 aaaa3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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