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두 아파트 간격이 10m… ‘강제 이웃사촌?’

입력 2017-10-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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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중심상업지구’ 이격거리 제한없어 법적 문제 없지만 일조권·사생활 침해

▲대구 달서구 감삼동의 '죽전 벨리온시티'와 '감삼 에이원플러스'가 10m도 안 되는 이격거리로 맞닿아 있어 지역민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사진출처 = 페이스북

대구시에서 이격거리가 10m도 떨어지지 않은 공동주택이 지어져 지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2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두 아파트가 거의 붙다시피 지어진 곳은 대구시 달서구 감삼동의 두 필지다. 대구 죽전사거리 인근에서 남북으로 맞닿아 있는 이 두 필지 중 북쪽에는 티엠건설이 시공하는 J오피스텔이, 남쪽에는 대광토건의 G아파트가 약 10m 정도를 사이에 두고 공사를 진행 중이다.

두 공동주택이 지나치게 인접해서 지어지면 입주민들의 일조권이 침해받게 되며, 나아가 한 단지의 화재가 인접 단지로 번져갈 위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서로 상대 단지를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구조 탓에 입주민들의 사생활이 침해받을 우려도 크다.

이처럼 두 단지의 입주민들이 ‘강제 이웃사촌’이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두 건물이 가깝게 지어진 것은 건축법상의 허점 때문이다. 두 필지는 모두 중심상업지구로 분류돼 있는데, 현행 건축법상 중심상업지구는 일조권 침해 등의 이유로 인한 이격거리 제한을 받지 않게 돼 있다.

시공사와 분양시행사 역시 두 건물이 붙다시피 지어진 것이 양쪽 단지 모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고 보지만, 현행법상 적법하게 허가 난 건물들이기 때문에 딱히 손쓸 도리는 없다고 말했다.

J오피스텔 시행사 관계자는 “우리 단지가 먼저 허가가 난 뒤 옆 건물의 허가가 났기 때문에 민원을 몇 차례 제기했다”며 “하지만 구청 쪽에서 건축법상 적법한 건물이라 허가를 안 해 줄 수가 없다고 하니 더 이상 할 조치가 없더라”고 말했다. G아파트 분양을 맡은 회사 관계자 역시 “달서구청의 인허가 과정에서 특별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시행사 입장에서는 그냥 분양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두 단지의 건축허가를 관할하는 달서구청의 한 관계자는 “상업지역에도 아파트를 지을 수 있게 해놓은 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모를까, 현재로서는 저런 식으로 아파트를 짓겠다는 업체가 또 나온다 해도 허가를 안 내어 줄 수가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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