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시멘트 M&A…시멘트 업계 지각변동 예고

입력 2017-10-2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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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시멘트 인수합병(M&A) 건을 계기로 시멘트 업계 내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시멘트, 레미콘,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까지 뛰어든 이번 M&A의 승자가 누구인지에 따라 업계의 미래 지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라시멘트 본입찰에 선정된 대상자들은 아세아시멘트·성신양회 등 시멘트 업계, 레미콘 업체인 아주산업, 사모펀드인 LK투자파트너스다.다. 이들은 11월 3일에 있을 본입찰을 앞두고 가상데이터룸(VDR) 실사, 매니지먼트 프레젠테이션(MP)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가장 주목을 받는 것은 LK투자파트너스와 한일시멘트의 컨소시엄 구성여부다. 한라시멘트 예상 인수가격이 6000억~8000억 원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PEF 운용사인 베어링PEA의 특성 상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과거 한일시멘트는 LK투자파트너스와 손을 잡고 현대시멘트를 인수하면서 2015년 기준 시장점유율 1위(22.0%)를 달성했다. 이번 인수전에서 한일시멘트가 LK투자파트너스와 함께 한라시멘트(지분율 11.2%)를 인수 시 자금 여력을 충당하면서 부동의 1위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한일시멘트가 LK투자파트너스와 협력 여부에 대해 현재로선 확답을 내리긴 어려우나 LK투자파트너스와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한일시멘트를 배제하고 LK투자파트너스가 단독으로 움직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멘트 업계 내에선 성신양회·아세아시멘트 중 누가 한라시멘트를 가져가느냐에 따라 경쟁구도가 바뀐다. 성신양회는 업계 3위로 전체 시장의 15.1%의 점유율을 가진다. 2위인 쌍용양회와 3.6%포인트 차이난다. 아세아시멘트는 국내 시멘트 7개사(현대시멘트 포함) 중 업계 7위로, 7.3%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성신양회가 한라시멘트 인수 시 점유율은 26.3%로 오르면서 한일시멘트를 제치고 업계 1위 달성이 가능하다. 반면, 아세아시멘트가 인수 시 점유율은 18.5%까지 뛰어오르면서 한일시멘트·쌍용양회와 삼강구도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시멘트 업계 내에서는 누구든 간에 동종업계의 인수가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업계는 과잉시장이라 동종업계가 인수해 플레이어를 줄이는 게 안정적인 시멘트 단가 유지에 있어 더 유리하다”며 “시멘트 제품의 품질과 가격은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어 타 계열이 개입하면서 생기는 지나친 경쟁은 업계 자체에 타격을 준다”고 설명했다.

아주산업의 경우 수직계열화 이룰 수 있다. 현재 레미콘 사 중 삼표와 쌍용양회가 레미콘·시멘트의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특히 삼표의 경우 수직계열화로 전년 대비 66.5% 상승한 1425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이 기업 관계자는 “기업 내부에서 현재 적정 밸류에이션을 평가, 재무·세무조사를 다 하면서 인수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라시멘트가 관심을 받는 이유는 해운사의 운송 경쟁력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라시멘트는 강원도 강릉 옥계 광산에 100% 시멘트 전용 항구를 가지고 있어 해상 운송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이에 한라시멘트 인수 시 육상·철도운송에 비해 약 4배 저렴한 운송비용을 아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M&A가 시장 점유율 증가 보다도 해안사를 활용한 비용 절감에 있어 한라시멘트 매각에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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