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부회장 뒤 이을 삼성 반도체 수장 후보 누구?

입력 2017-10-1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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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전문경영인 가운데 유일하게 부회장 직함을 가진 권오현<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퇴를 선언함에 따라 후임 인선과 향후 조직개편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의 공백에 이어 권오현 부회장까지 자리에서 물러나며 삼성그룹의 리더십이 위기에 직면했다.

삼성전자는 권 부회장이 반도체사업을 총괄하는 부품부문 사업책임자에서 자진 사퇴한다고 13일 밝혔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의장직도 임기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수행하고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 또 겸직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사임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은 "저의 사퇴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용퇴의사를 밝혔다.

아울러 권 부회장은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진에게 사퇴결심을 전하며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

권 부회장의 사퇴에 따라 후임자가 누가 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삼성전자는 각 부문별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권 부회장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서 삼성을 이끌어왔다. 이건희 회장 와병과 이재용 부회장 구속 등으로 인한 총수 부재 상황에서 그룹 총수 역할을 대행해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삼성전자는 각자 대표이사 3명이 있고, 권 부회장님이 선임 역할을 했다”며 “권 부회장이 사업부문 관련해서 후임자를 추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삼성 사장단 중에서 권 부회장 후임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총괄을 맡고 있는 김기남 사장(1958년생), 종합기술원장을 맡고 있는 정칠희 사장(1957년생) 등이 후보군이다. 전혀 새로운 인물이 추천될 가능성도 있다.

김기남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와 카이스트 전자공학 석사를 거쳐 미국 UCLA 대학원에서 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30년 넘게 반도체 한길을 걸어온 이 분야 최고 전문가로 삼성종합기술원 원장과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등을 두루 거쳤다. 지난해까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을 맡기도 했다.

올해 새로 임명된 반도체 분야 3개 사업부의 수장들도 자리를 유지하거나 승진자가 등장할 수 있다. 진교영(55) 메모리사업부장(부사장)과 강인엽(54) LSI사업부장(부사장), 정은승(57) 파운드리사업부장(부사장) 등이다.

진 교영 부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D램 및 차세대 메모리 분야에서 20년 넘게 경험을 쌓았고, 전임 전영현 사장(현 삼성SDI 사장)을 대신해 메모리사업부를 이끌고 있다.

또 강인엽 부사장도 같은 서울대 전자공학과 동문으로 미국 퀄컴에서 일하다가 2010년 삼성전자로 이직, DMC연구소(세트 제품 연구) 및 시스템LSI 사업부 개발실장 등을 거쳤다. 정은승 부사장은 서울대 물리교육학과 출신으로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연구소장을 거쳐 신설된 파운드리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전혀 예단할 수 없다”라며 “다만 회사에 오랫동안 관련 분야에 육성된 전문 경영진이 있으니 문제 없다고 생각해 사퇴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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