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금융권 인사원칙은 ‘백가쟁명’式 경쟁

입력 2017-10-1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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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권·선거 운동 캠·프청와대… 세 진영 삼각경쟁 구도

문재인 정부 초기 금융권 인사는 다양한 인물들의 경쟁 구도로 굳혀지고 있다. 최종 선임자만 보면 ‘누가 배경이더라’라는 말이 나오지만 그 과정까지 여러 인사들 간의 경쟁과 검증 과정이 있다. 이 때문에 정권 창출 공신 세력 중 어느 한 곳이 인사를 주도하는 분위기는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를 두고 문재인 대통령이 백가쟁명식 경쟁을 인사 원칙으로 삼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5월 취임한 이후 주요 금융권 인사들을 보면 고(故) 노무현 대통령 측과 선거 운동을 주도한 캠프 측, 그리고 현 청와대가 삼각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꼽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참여연대 등 주요 시민단체, 장하성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각각의 진영을 대표한다.

11일 면접대상자를 선정한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대표적인 경우다. 당초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과 김성진 전 조달청장이 한국거래소의 유력 이사장 후보로 꼽혔다. 이들은 정부와 캠프 측의 지원을 각각 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재공모 절차를 걸쳐 정지원 한국증권금융 사장이 유력 후보로 부상했다. 세 진영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구설이 일어나자 이보다는 지역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의 연고는 부산이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다. 현재 김성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전주시에서 의원 활동을 한 해당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호남특보를 역임했다. 문재인 정권 창출을 주도한 공신이다. 다만 캠프 측에서는 노금선 이오스파트너즈 대표를 지지하고 있어 최종 선임을 아직 확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민연금 이사장은 현재 청와대 검증 과정이 진행 중이다. 다음주 국민연금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사장 최종 선임은 10월 말에 이뤄질 전망이다.

이미 선임된 인사들 중에서도 경쟁 과정을 거친 인물들이 상당수다. 금융감독원장은 당초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현 KAI 사장)이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막판 최흥식 현 원장으로 선회했다. 최 원장이 참여정부 측과의 인연이 깊은 것이 선임 배경으로 꼽힌다.

국세청장도 각각 진영의 치열한 경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고 노무현 측에서는 지방국세청장을 역임한 인물을 민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에서는 한승희 국세청장을 낙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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