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전고체 전지’ 상용화 나서는데… 액체 리튬이온전지만 바라보는 韓

입력 2017-10-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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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유럽도 개발 한창 2~3년 내 상용화… “국내 R&D 투자 미흡 주도권 뺏길수도”

전기자동차에 적용되는 2차 전지의 시장 판도가 급변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금은 한국기업들이 생산하는 리튬이온전지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리튬전지의 단점을 보완한 전고체 전지가 이를 대체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PDP를 시작으로 LCD, LED로 변화하는 동안 브라운관이 사라진 것 처럼 리튬이온전지도 쇠락의 길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고체 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모두 고체로 이뤄진 차세대 리튬이온전지다. 현재 적용되는 리튬이온전지는 전해질이 액체나 겔(Gel) 형태여서 온도에 따라 얼거나 기화, 팽창할 수 있다. 화재나 폭발을 일으킨 스마트폰 배터리가 리튬이온전지 형태며, 전기차 배터리도 같은 방식이다.

11일 관련·증권업계에 따르면 일본, 미국, 유럽 업체들의 전고체 전지 관련 연구가 활기를 띠며 향후 2~3년 내 상용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전고체 전지는 향후 2~3년 안에 우리 눈 앞에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전고체 전지가 세계 전기차·2차 전지 산업, 더 나아가 IT 산업의 판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휴대전화 부품회사인 무라타는 MLCC 생산노하우와 소니의 전지 기술력을 기반으로 2019년까지 전고체 전지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도요타 역시 2021년부터 전고체 전지를 대량 생산할 방침이다. 보쉬와 다이슨, 폭스바겐 등 역시 2020년을 전후해 전고체 전지 상용화를 예고했다.

이처럼 업체들이 전고체 전지 상용화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리튬이온전지의 기술적 한계를 전고체 전지가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리튬이온전지는 현재 에너지 밀도를 ㎏당 300Wh 이상으로 높이기 어렵다. 이는 곧 60kWh 배터리의 무게를 200kg 이하로 낮추기 어렵다는 말이다. 하지만 전고체 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리튬이온전지보다 높을 뿐더러 부품 수와 패키징 공간을 줄일 수 있다. 동일한 전력을 저장하면서도 무게와 부피를 획기적으로 줄인다.

리튬이온전지에 적용되는 리튬, 코발트, 니켈의 높은 가격 변동성이 전지 수익성 향상에 걸림돌이 된다는 점도 전고체 전지 상용화 연구가 진행되는 이유다. 코발트, 니켈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된 이후 안정적인 상태에 들어갔지만, 세계은행은 오는 2030년까지 니켈 가격의 상승을 예측했다. 이에 폭스바겐, BMW 등 전기차 생산업체들은 리튬, 코발트 장기 공급 계약이나 광산 직접 투자 등을 추진하고 있고, 중국 역시 아프리카, 남미 등지에 자원 투자를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업체들은 리튬이온전지의 소재 투자는 물론 전고체 전지 개발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국내 업체의 소재 투자는 삼성SDI의 칠레 리튬 광산입찰 외에는 뚜렷한 움직임 없다. 또한 고체 전해질 기술 역시 선진국에 비해 기술력이 다소 뒤쳐지고 있다. 고체 전해질 관련 해외 특허는 일본 133건, 미국 40건, 우리나라 20건이다.

이 연구원은 “경쟁자로 인식되지 않았던 도요타, 무라타 등이 2~3년 안에 전고체 배터리를 상용화하겠다고 단언하고 있다”며 “리튬이온전지의 에너지 밀도가 기술적 한계에 왔으며 전고체 전지 분야의 연구개발(R&D)에 투자해야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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