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러시아전에 이어 모로코전에서도 쓰라린 패배를 맛봤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는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을 사령탑으로 기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한국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스위스 빌-비엔의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의 평가전에서 1-3으로 패했다. 한국은 경기 시작 10분 만에 모로코에 두 골을 내줬으며 전반 25분까지 제대로 된 공격을 해보지도 못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날 비장의 카드로 꺼낸 '변형 스리백 전술'은 28분 만에 무너졌다. 변형 스리백은 기본적으로 스리백을 가동하지만 중앙 수비수가 상황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 수비 역할을 이동하는 형태다. 포지션 불균형 탓에 신태용 감독이 '플랜B'로 정한 것.
하지만 신태용 감독은 28분 만에 선수들을 교체해 포백으로 전환했다. 전술 실패를 인정한 셈이다. 이와 관련 신태용 감독은 경기 후 취재진에게 "초반에 그렇게 실점할 정도로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질 줄은 몰랐다. 이는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반성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신태용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 스리백 전술이 좋지 않았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상대에 따라 변형 스리백, 포백 전술을 다르게 쓸 것"이라며 변형 스리백에 대한 애착을 여전히 드러냈다.
축구팬들의 시선은 다르다. 팬들은 "신태용 감독은 지난 올림픽 때도, 20세 이하(U-20) 때도 수비 전술 대신 변형 스리백 시도하다 실패한 전례가 이미 있다", "선수들도 이해 못 하는 전술인 것 같던데", "전술이 문제가 아니라 '체력', 기본이 문제", "선수가 잘 하는 곳에 배치해야지 왜 익숙하지 않은 곳에 배치하는 건지", "무관중 경기 한 번 가야 할 듯" 등의 반응을 보이며 변형 스리백을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히딩크 전 감독을 소환하는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아직 늦지 않았다", "월드컵 반납하든지 히딩크 전 감독 모셔오든지", "히딩크 전 감독이 답이다", "히딩크 전 감독 안 되면 야신 김성근 전 감독이라도 데려오자" 등의 의견을 표했다.
이날 청와대 게시판에도 같은 맥락의 청원글이 빗발쳤다. 네티즌들은 히딩크 감독을 재기용해 달라는 내용의 글은 물론 축협의 비리를 파헤쳐 달라, 돈 흐름을 조사해달라,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권 포기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청원글을 게시했다.
한편 한국과 모로코의 경기 해설을 맡은 안정환은 "내가 히딩크여도 한국 감독 안한다. 월드컵 가면 한국보다 못 하는 팀은 없다"고 일침을 날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