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조직문화를 혁신하기 위해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 채용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임원이 포함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때문에 금감원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인사·조직문화 혁신 TF’에는 내부 직원으로 부원장보, 선임국장,수석조사역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중 기획·경영 담당인 부원장보는 총무국장 시절 채용비리 전반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최근 감사 결과에서 일부 임원들이 금감원 출신에 특혜를 주거나 명단에 없던 지원자를 예비 합격시키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지적했다.
보험감독국 출신 국장이 인사개혁 TF에 포함된 것을 두고도 금감원 내부에서는 반발하고 있다. 채용비리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받은 김수일 전 부원장보와 오랜 기간 함께 근무했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여부를 떠나 특정 라인으로 분류되는 이가 금감원 인사 개혁팀에 포함된 것은 부적절한 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이 금감원 인사·조직문화 혁신 TF에 들어간 것은 진웅섭 전 금감원장의 퇴임 직전이다. 해당 TF는 올해 8월 31일 출범했고 최흥식 원장은 9월 11일 취임했다. 감사원의 금감원 감사 결과는 같은 달 20일에 나왔다.
최 원장은 취임 직후 ‘금융소비자 권익제고 자문위원회’를 출범시켜 기존 TF들과 함께 제도 혁신을 기획하고 있다. 그러나 최 원장이 TF의 인적 구성을 바꾸지 않은채 운영하면서 결과의 신뢰성에 대한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관계자가 수사 대상이지만 아직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업무에서 빠질지 여부는 본인이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원장이 일부의 지적에도 TF의 인적 구성을 바꾸지 않는 것은 취임 초기인 만큼 기존 직원에게 업무를 의존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다. 최 원장도 취임 한 달 밖에 되지 않은 만큼 조직 장악은 시기상조라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곧 있을 금감원 고위직 인사를 통해 최 원장이 대대적 쇄신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금융위는 조만간 금감원 수석 부원장을 임명할 예정이다. 금감원 부원장 임명권은 금융위가 가지고 있다. 부원장보는 금감원장이 직접 임명한다. 금융위의 인사 향방에 따라 부원장보도 대거 갈릴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변화폭이 작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